
아르헨티나에서 여성 3명이 마약 조직에 의해 고문 당한 뒤 잔혹하게 살해되는 장면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생중계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28일(현지시간) 영국 BBC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19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한 마약 밀매 조직이 여성 3명을 납치해 고문과 살해하는 과정을 소셜미디어를 통해 생중계했다.
피해자 중 한 명은 15세였고, 나머지 두 명은 사촌 자매 관계로 각각 20세였다.
당국이 확보한 영상에는 조직의 우두머리로 추정되는 한 남성이 “내 마약을 훔치는 자에겐 이런 일이 벌어진다”며 위협적인 발언을 하는 장면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여성들의 시신은 실종된 지 5일 만인 지난 24일 부에노스아이레스 남부 교외 지역에서 발견됐다.
부에노스아이레스 주 치안부 하비에르 알론소 장관은 24일 기자회견에서 “피해 여성들이 고문과 살해를 당하는 장면이 인스타그램의 비공개 계정을 통해 생중계됐으며, 당시 45명의 시청자가 해당 방송을 보고 있었다”라고 밝혔다.
알론소 장관은 이어 “피해자들은 국제 마약 밀거래 조직의 내부 규율 위반에 따른 본보기 차원에서 희생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경찰은 현재까지 사건과 관련해 최소 12명을 체포했으며, 조직의 두목으로 지목되는 인물 ‘리틀 J’에 대해서는 체포영장을 발부한 상태다.
이번 사건은 아르헨티나 전역에서 큰 충격을 불러일으켰다. 지난 24일과 27일에는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내에서 수천면의 시민들이 국회의사당 앞으로 행진하면서 정의 실현을 요구했다.
시위 참가자들은 ‘좋은 피해자도, 나쁜 피해자도 없다. 오직 여성살해만 있을 뿐이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여성 대상 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