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과거 디지털카메라 때문에 사라진 코닥처럼 인공지능(AI) 분야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에게 밀려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6일 CNBC는 구글이 AI 분야에서 ‘코닥 모멘트’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데이터분석 및 컨설팅 업체인 글로벌데이터의 사이러스 메와왈라 전략가는 “챗GPT에 투자한 MS는 AI 분야의 주도권을 구글로부터 빼앗아왔다”며 “지난해부터 구글이 코닥 모멘트에 빠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구글이 선도적인 기술을 가고 있었지만 핵심 사업을 잠식할 수 있다는 두려움에 제쳐뒀다”며 “이제는 핵심 비즈니스가 위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코닥 모멘트는 미래의 추세를 예측하지 못하고 대응에 실패한 기업들을 지적할 때 사용한다.
과거 코닥은 세계 최초로 디지털카메라를 개발했지만 시장을 장악하지 못했다. 디지털카메라 시장이 커질 수록 핵심 사업인 필름 시장이 사라질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코닥은 2012년 파산했다.
구글은 일찌감치 AI 분야에 뛰어들었다. 수년간 AI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했으며, 2014년에는 알파고로 잘 알려진 딥마인드를 인수했다. 최근에는 AI 개발에 집중하기 위해 내부 연구팀인 브레인을 딥마인드와 합병했다.
메와왈라 전략가는 “합병은 오래 전에 이뤄져야 했다”며 “구글 AI 분야에 훌륭한 기술력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MS에 뒤쳐졌다”고 말했다.
MS는 오픈AI에 1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자사 검색엔진 ‘빙’에 챗GPT를 도입하면서 구글의 핵심 사업인 검색 분야를 정조준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트프에 대응해 구글은 올해 AI 챗봇 바드를 공개했다.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실적발표에서 바드의 AI 기술을 앞으로 검색 제품에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구글이 강력한 AI 기술을 보유하고도 MS처럼 자사 제품에 빠르게 도입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아레트 리서치의 수석 분석가인 리차드 크레이머는 ″구글의 문제는 AI 분야 최고 인력과 AI 분야에 인용된 상위 100개 논문 중 3분의 1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자신들이 만든 것을 제품화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수년 간 이어온 AI에 대한 투자가 알파벳의 미래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JP모건은 “알파벳은 수년간의 투자를 통해 AI 분야에서 좋은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며 “AI 챗봇 기술을 빠르게 상용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알파벳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루스 포라트는 올해 자본 지출을 늘릴 계획이며 AI가 자본 지출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