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26일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이 처한 정치 상황을 비교하며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기소를 이용하는 방법 – 한국식 방법’ 제하의 칼럼을 실었다.
미국 변호사이자 연구자인 네이션 박(한국명 박상윤)이 기고한 이 칼럼은 “공통의 과제를 공유하는 것이 우정을 쌓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양국 두 정상이 비슷한 도전 과제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두 정상 모두 비참할 정도로 낮은 지지율에 시달리고 있다”며 “두 대통령 모두 의회에서 야당이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법안 통과가 힘든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무엇보다 두 대통령 모두 전임자의 기소로 불안정한 정치 환경에 대응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칼럼은 “유일한 차이점은 윤 대통령은 이런 상황을 유리하게 이용했다는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에게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소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방법에 대한 몇 가지 시사점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직 대통령이 아무리 끔찍한 인물이어도 그를 기소하는 데 소극적인 미국과 달리, 한국은 전임자 투옥에 있어 부유한 민주주의 국가 중 ‘글로벌 리더'”라면서 “한국은 1980년 이후 (윤 대통령을 제외한) 8명의 전직 대통령 중 4명을 감옥에 보냈고, 검사 출신인 윤 대통령은 두 전직 대통령의 기소에 직접 관여했다”고 부연했다.
칼럼은 “정치 경험이 전무한 탓에 윤 대통령이 한국 정치사에서 최악의 연설가일지는 몰라도, 전직 대통령 수사에서 핵심 역할을 맡으며 얻은 카리스마가 그를 정치 스타로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최고 권력자에 맞서는 ‘원칙적인 검사’의 대중적 이미지는 지난 대선에서 그에게 승리를 가져다줄 만큼 강력했다”고 덧붙였다.
이런 윤 대통령의 사법적 전술을 활용한다면 검사 출신이 아닌 바이든 대통령도 정치적 이익을 챙길 수 있다는 것이다.
칼럼은 특히 “정치적으로 양극화된 미국 유권자들과 마찬가지로 한국인들은 정부에 냉소적이지만, 실은 이러한 냉소는 가장 강력한 권력자에게도 법이 공평하게 집행되길 바라는 강한 열망의 부산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의 가장 빛나는 순간은 지난 2013년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원 댓글 수사 당시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고 발언했을 때”라며 “법치에 대한 이런 호소는 냉소적인 대중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고 봤다.
칼럼은 이 밖에도 “언론을 내 편으로 만들 수 있어야 한다”며 “쟁점이 되는 정치적인 사건에서 (한국) 검사들은 적절한 타이밍에 맞춰 기자에게 정보를 흘린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