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트럼프’ 성향의 미국 폭스뉴스가 트럼프의 법정 출두 당일 바이든 대통령을 ‘독재자 워너비(지망생)’라고 지칭하며 비난하는 듯한 문구를 뉴스에 노출했다.
14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종합 뉴스채널 폭스뉴스가 뉴스 보도 중 바이든 대통령을 대상으로 ‘독재자 지망생’이라고 칭하는 문구를 자막으로 노출했다.
13일 오후 8시부터 진행되는 ‘폭스뉴스투나잇’ 방송 말미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연설 중 화면이 나란히 등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경우 당일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서 열린 행사에서 연설하는 모습이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우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의 트럼프골프클럽에서 연설하는 모습이었다.
해당 장면에서 방송 콘텐츠에서 실시간으로 텍스트와 그래픽 요소를 표시하는 사이론(Chyron) 시스템을 통해 “독재자 지망생이 정치적 라이벌을 체포한 후 백악관에서 연설함”이라는 문구가 짧게 노출됐다. 바이든의 이름이 명백히 언급되지는 않았으나 누구를 지칭하는지는 명확했다.
트럼프는 형식상 체포 상태로, 미국 역사상 연방법원에 범죄 혐의로 기소된 최초의 전직 대통령이다. 해당 방송이 진행된 당일 트럼프는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연방지방법원에 출두해 퇴임 후 기밀문서 처리와 반환 과정에서 기소된 총 37건의 혐의에 대해 모두 부인하며 무죄를 주장했다. 이 날 바이든은 기자회견에서 트럼프의 법정 출두에 대한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당일 해당 방송에서 진행자 브라이언 킬미드는 트럼프를 “미국 대통령”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독재자 지망생”이라는 문구는 일반적으로 지난 트럼프 정권에 우호적이며 현 바이든 행정부에 비판적인 폭스뉴스에서도 이례적으로 강한 표현이다.
폭스뉴스는 14일 미국 워싱턴포스트 등 매체를 통해 “바이든을 ‘독재자 지망생’이라고 언급한 화면 자막이 처리됐다”고 밝혔다. 폭스뉴스 대변인은 “해당 표현은 즉시 삭제됐고 정정됐다”라며 “킬미드의 발언은 의도하지 않은 실수였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