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간) 치러진 스페인 조기 총선에서 우파 성향의 국민당(PP)이 1위를 차지하면서 정권 교체를 예고했다.
다만 국민당이 하원 의석의 과반을 차지하지는 못했는데, 내각을 구성하기 위해 극우정당인 복스 등과 연립정부 구성이 불가피하다. 스페인에서 극우성향 정부가 꾸려지는 것은 프란시스코 프랑코 장군 통치시절 이후 처음이다.
스페인 공영 방송인 RTVE,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투표가 96.8% 집계된 이날 오후 11시20분 기준 국민당이 가장 많은 32.8%를 득표, 136석의 의석을 예약했다.
현재 집권당인 스페인사회노동자당(PSOE)은 득표율 31.8%에 하원 122석을 얻는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
극우정당 복스는 33석을 얻어 하원 내 3위 자리까지 올랐다. 진보성향이 짙은 수마르는 31석으로 4위다. 양당은 각각 12.4%, 12.3%의 득표율을 기록 중이다.
국민당이 집권당으로 복귀하는 것은 2018년 6월 마리아노 라호이 당시 총리가 의회 불신임 표결을 거쳐 교체된 이후 5년여 만이다.
다만 하원 350석 중 과반인 176석 확보에 실패해 연립정부 구성이 불가피하다.
복스와 손을 맞잡는다고 해도 176석까지는 채우지 못해 다른 소수 정당과도 손을 잡아야 한다.
연립 정부를 구성하지 못하면 다시 총선을 치러야할 수도 있는 만큼 복스와의 협력은 특히 중요해 보인다. 이 경우 스페인에서는 1975년 프랑코 장군 사망 이후 약 50년 만에 극우 정치인들이 내각에 참여한다.
복스는 노골적으로 반이민, 반동성애, 반낙태, 기후변화 회의론 등을 펼쳐왔는데 국민당이 연정에 나설 경우 극우 정책까지 함께 끌어안아야 해 논란이 될 수도 있다.
스페인은 당초 오는 12월 총선을 치를 예정이었으나,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소속 사회당 주도 연정이 지방 및 시당국 선거에서 참패하자 7월 조기 총선을 발표했다. 총선을 통해 분위기를 반전하겠다는 의도였다.
그러나 모험은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산체스 총리는 5년 동안 수행한 총리직을 내려놓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총선에서는 상원의원 265명 중 208명에 대해서도 투표가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