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연방수사위원회는 27일 바그너 용병대 수장 예프게니 프리고진이 나흘 전 비행기 추락으로 사망한 사실을 확인했다.
주요 사건을 수사하는 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법의학적 테스트 결과 비행기 추락 현장에서 수습된 10구 시신 모두의 신원이 파악되었다면서 이같이 프리고진의 사망을 확정했다.
모스크바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로 가던 길이던 프리고진 소유 비행기는 23일 밤10시(현지시간) 도중에 추락했으며 탑승자 10명 전원이 사망한 사실이 알려졌다.
사고 직후 러시아 연방 항공 당국은 프리고진이 용병대 주요 지휘관들과 함께 추락기에 탑승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망자 중에 프리고진의 시신이 있는지는 공식 발표되지 않았다. 사고 30시간이 되는 시점에서 이를 첫 언급한 푸틴 대통령도 프리고진의 사망을 시사하면서도 조사중 단계라고 말했으며 40시간 시점의 크렘린의 첫 공식 사고 언급에서도 프리고진의 사망은 확정되지 않았다.
연방수사위원회가 시신 신원 등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위원회의 27일 오후1시 프리고진 사망 확정은 사고 시점으로부터 만3일 15시간(87시간)이 경과한 후에 나온 것이다.
프리고진(62)은 추락 사망 만 2개월 전인 6월23일 러시아군이 용병대를 공격해 수십 명을 죽였다고 말하고 국방부 수뇌들을 극렬하게 비난했다. 이어 우크라 접경의 우크라전쟁 작전본부인 로스토프 남부전구 사령부를 접수하고 즉시 용병대에 모스크바 행 행진을 명령하고 일반인의 동참을 호소했다.
그러나 만 하루가 지난 24일 밤에 벨라루스 대통령의 중재를 받아들여 반란 성격의 행진을 취소하고 자신은 로스토프에서 사라졌다.
[라스토프=AP/뉴시스] 러시아 바그너 용병대 수장 예프게니 프리고진이 24일 밤 8시반 무장반란’ 성격의 모스크바 행진 중단을 발표하고 2시간 반 뒤 반란의 거점인 러시아 남부전구 사령부 소재의 로스토프를 떠나면서 밖의 시민들을 야릇한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다. 26일 현재 반란 사태와 관련해 프리고진의 마지막 사진이다. 2023. 06. 26.
[라스토프=AP/뉴시스] 러시아 바그너 용병대 수장 예프게니 프리고진이 24일 밤 8시반 무장반란’ 성격의 모스크바 행진 중단을 발표하고 2시간 반 뒤 반란의 거점인 러시아 남부전구 사령부 소재의 로스토프를 떠나면서 밖의 시민들을 야릇한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다. 26일 현재 반란 사태와 관련해 프리고진의 마지막 사진이다. 2023. 06. 26.
벨라루스에 망명 잠적한 것으로 알려졌던 프리고진은 얼마 후 푸틴 대통령에 의해 반란 닷새 뒤인 29일 지휘관들과 함께 크렘린을 방문한 사실이 드러났다. 또 8월 초 모스크바에서 열린 러-아프리카 정상회의 기간에 모스크바에서 얼굴을 드러냈다.
푸틴은 반란 당일 “조국의 등에 칼을 꽂았다”며 일망타진할 것을 선언했으나 다음날 프리고진과 반란 참여 용병대에 대한 법적 사면을 허용한다고 말했다.
미국 등 서방의 주요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익명을 전제로 푸틴이 프리고진 탑승 비행기의 내부 폭발 사보타지공격을 지시하거나 승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크렘린이나 KGB 후신의 국내정보 기관인 FSB가 비행기 추락에 연루된 증거는 나오지 않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