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9월9일은 귀 건강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대한이비인후과학회가 지정한 ‘귀의 날’이다.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귓병인 이석증과 메니에르병은 대부분 자연 회복되지만, 어지럼증이 너무 심하거나 잦으면 삶의 질이 떨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8일 의료계에 따르면 어지럼증의 원인은 귀 제일 안쪽 내이의 이상, 뇌 등 중추신경계 이상, 심혈관계 이상, 내분비·혈액질환·심리적 이상 등 100여 가지가 넘는다. 이중 돌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증상이 있다면 가장 흔한 원인이 귀 질환이다. 대표적인 귓병은 이석증과 메니에르병으로 두 질환 모두 여성에서 많이 나타난다. 특히 이석증은 폐경기 여성에서 많이 발병한다.
이석은 귓속에 생기는 돌로, 전정기관 중 이석기관이라 불리는 난형낭에 존재하다가 충격, 허혈, 감염 등의 문제로 떨어져 나와 평형기관인 반고리관으로 들어가면 어지럼증을 유발한다. 특히 머리의 위치 변화에 따라 짧은 회전성 어지럼증이 1분 미만으로 나타난다.
이석증은 좌우로 돌아누울 때, 누웠다 일어날 때, 혹은 앉은 상태에서 누울 때, 선반에서 물건을 꺼내려고 올려 볼 때, 머리를 감을 때 1~2분 정도 주변이 빙빙 도는 것 같이 느껴진다. 같은 방향으로 머리를 움직일 때 반복적으로 발생한다. 어지럼증에 구역·구토가 동반되는 환자가 많다. 머리를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증상이 이내 사라지고 달팽이관에는 영향을 주지 않아 메니에르병과 달리 청력 저하 등 청각학적 증상이 없다.
이석증은 대개 아무런 치료를 하지 않아도 수주 이내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치료는 세반고리관에 들어간 이석을 전정기관으로 이동시키는 이석치환술을 시행한다.
이석증은 이석이 다시 반고리관으로 나올 수 있어 재발 우려가 커 주의해야 한다. 변재용 강동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특히 외상과 노화, 스트레스, 만성피로, 면역력 저하 등 몸의 갑작스러운 변화에도 이석증이 생길 수 있다”며 “충분한 수면을 통해 피로를 관리하고 고개를 심하게 돌리거나 젖히는 동작을 삼가고 심한 진동을 일으킬 수 있는 놀이공원 등의 장소는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메니에르병은 귀가 먹먹하고 잘 안 들리면서 이명이 생기고 동시에 빙글빙글 도는 어지럼증이 생기는 병이다.
변 교수는 “초기에는 저음역에서 심하지 않은 청력 저하가 나타나 단순히 먹먹하다고만 느끼는 경우가 많다”며 “증상이 나타났다가 없어졌다가를 반복하다, 병이 진행되면 증상이 더 심해지고 더 자주 나타난다”고 말했다. 처음엔 한쪽 귀에서만 나타나다가 양쪽 귀 모두에 증상이 나타나게 되는 경우도 20~30% 정도 된다.
초기에는 발병 환자의 80% 이상에서 별다른 약물 치료를 하지 않아도 자연 치유된다. 하지만 어지럼증과 청력 저하, 구토 등이 너무 심하거나 반복적으로 나타나면 영구적인 난청이나 지속적인 어지럼증 등의 합병증을 막기 위해 치료가 필요하다. 저염식 등 간단한 식사 조절과 약물 치료에도 불구하고 어지럼증이 지속되면 경우에 따라 수술을 진행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