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미자동차노조(UAW)가 노조 역사상 처음으로 제너럴모터스(GM), 포드, 스텔란티스 공장에서 동시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17일 숀 페인 UAW 위원장은 “노조는 대통령에게 말이 아닌 행동을 기대하기 때문에, 2024년 대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페인 위원장은 이날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UAW 파업에 대해 지지 의사를 밝혔지만, 강성 기조를 보이는 페인 위원장은 바이든 정부 비판에 나선 것이다.
그는 대통령이 누구인지는 상관이 없다면서 “이 싸움은 모두 한 가지에 관한 것이다. 노동자들이 뒤쳐지지 않고 공정한 경제 정의를 획득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페인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은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15일 양측의 ‘윈윈 협상’에 도움을 주기 위해 줄리 수 노동장관 대행과 진 스펄링 백악관 고문을 디트로이트로 급파했다고 밝힌 이후 나온 것이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몇년을 포함해 과거 10년 동안 자동차 회사들은 기록적인 이윤을 봤다. UAW 노동자들의 비범한 기술과 희생 때문”이라면서 “노동자들은 기업의 이익 창출을 도운 것에 대한 대가로 공정한 배분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지지율 침체 문제를 겪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이 노동자 표심 잡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UAW와 사측의 협상은 진전이 더딘 것으로 전해진다. 페인 위원장은 파업 확대 가능성까지 언급한 상태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페인 위원장은 CBS방송에서 “더 나은 제안을 받지 못한다면 일(파업)을 더욱 확대할 것”이라면서 스텔란티스 측이 4년 간 임금을 21% 올려주겠다고 제안했으나 거부했다고도 밝혔다. 같은날 MSNBC 인터뷰에선 “협상의 진전이 느리다”고 말했다.
UAW는 지난 16일 포드와 협상을 진행했다. GM과는 전날부터 협상을 재개했으며, 이날부터는 스텔란티스와 협상을 진행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UAW는 앞으로 4년 간 노동자 임금 약 40%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GM, 포드, 스텔란티스의 최고경영자(CEO) 급여 인상률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외에도 UAW는 고용안정성 강화, 임금 삭감 없는 주 32시간 4일 근무제 등도 요구하고 있다.
파업에 참여하는 UAW 조합원 수는 약 1만2700명이다.
이번 UAW의 파업이 장기화되면 미국 경제 전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파업이 지금까진 제한적이지만, 파업이 장기화된다면 신차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가격이 올라 인플레이션에 맞서고 있는 연방준비제도(Fed)의 노력이 복잡해질 수 있다고 NYT는 보도했다.
컨설팅사 앤더슨이코노믹그룹의 분석에 따르면 GM, 포드, 스텔란티스 노동자들이 10일 간 파업을 진행하면 미국 경제는 50억 달러의 손실을 입게 된다. 골드만삭스는 이번 파업이 계속되면 미국의 분기별 연간 성장률이 매주 0.05~0.1%포인트씩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