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 가까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낮게 나타나고 있으나 그 기간 동안 실시된 각종 보궐선거에서 대부분 민주당이 승리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26일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대선에서 27개주에서 승리하고 21개주에서 패배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한 뒤로 실시된 주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이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에서 거둔 승리보다 평균 7% 이상 더 승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더해 지난봄 실시된 위스컨신주 대법원 판사 선거에서도 진보 후보가 11% 앞섰고 지난 여름 임신중절 허용 문제와 관련해 실시한 오하이오주 주민투표에서도 민주당이 14% 표차로 승리했다.
이 같은 선거 결과들은 보수화된 대법원이 지난해 여름 연방 차원의 임신중절 허용을 무효화하는 판결을 내린데 따른 반발이 계속 이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임신중절 허용 문제가 중도파 공화당 유권자들이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도록 만드는 강력한 동력인 것이다.
민주당은 임신중절 문제를 선거의 쟁점으로 이어가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각 주의 특별선거에서 부각된 쟁점을 대선에서도 전국적으로 유리한 이슈로 활용하려는 것이다.
2010년 민주당 텃밭인 매사추세츠주 상원의원 보궐 선거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의료개혁 정책에 반대하는 스콧 브라운 공화당 후보가 당선한 적이 있다. 반면 2018년에는 공화당 텃밭 펜실바이나주 하원의원 보궐선거에서 트럼프를 비판하는 코노 램 민주당 후보가 당선하기도 했다.
UAW members, your president stands with you. pic.twitter.com/nD9Bc0NGDi
— President Biden (@POTUS) September 26, 2023
두 사례는 공화당과 민주당이 각각 중간선거에서 승리하는 전조였음이 널리 인정돼 왔다.
올해 실시된 보궐선거 가운데 일부는 투표자수가 너무 적어서 다음 대선의 징후로 삼기는 어렵다. 예컨대 지난 주 실시된 뉴햄프셔 주의원 보궐선거 투표자는 2800명 미만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낮은 지지율은 유권자들이 바이든을 보는 시각과 민주당 지도부가 선거를 보는 시각 사이에 차이가 있음을 드러낸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낮은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중간 선거에서 승리한 적이 있다. 바이든의 참모들이 강조하는 대목이다.
보궐선거에서 승리한 쪽은 의미를 부각하고 패배한 쪽은 폄하하기 마련이다.
지난주 펜실베이나 주 하원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의원이 승리해 다수당을 유지하고 뉴햄프셔주 주의회 선거에서 공화당 의원이 민주당 후보에 패배한 것을 두고 바이든 대통령의 선거 참모인 줄리 차베스 로드리게스는 후원자들에 보낸 이메일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강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1회성 승리에 그치지 않는다. 우리의 목소리가 유권자들에 먹힌다는 것을 보여준다. 전국적으로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썼다.
곧 있을 버지니아주 선거 결과가 특히 주목된다. 내년 대선의 가늠자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새로 제정된 투표구 분할에 따라 투표가 이뤄졌다면 민주당이 지난해 중간 선거에서 승리해 하원의 과반수를 차지할 수 있었다. 반면 2021년 주지사 선거에서는 글렌 영킨 공화당 후보가 승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