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알래스카에서 수십억 마리의 대게가 지구온난화로 인한 수온 상승 때문에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
21일 CNN,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미국 국립해양대기국(NOAA)은 알래스카 동부 베링해의 대게들이 수온 변화로 필요한 열량이 증가했지만, 이를 충족할 만큼 먹이를 먹지 못해 집단 아사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대게는 차가운 물에서 사는 냉수종이다. 수온이 12℃가 될 때까지 버틸 수 있지만 주로 2℃ 이하인 지역에서 대부분 발견된다.
연구원들은 알래스카 베링해에서 ‘해양 열파’가 있었던 2018년에 대게에게 필요한 에너지의 양이 이전에 비해 4배나 증가했을 것이라도 보았다. 해양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계속 높을 때 발생하는 ‘해양 열파’는 해양 생물의 생존을 위협하며 먹이 사슬 전반에 혼란을 줄 수 있다.
연구팀은 수온이 높아져 대게의 신진대사가 피해를 입고 필요한 열량이 증가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또 해양 열파로 베링해 생태계가 파괴되면서 대게가 먹이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결국 열량 수요를 따라갈 수 없게 됐다고 추정했다.
NOAA는 이 현상의 원인이 기후변화라고 밝히며 “바다가 지구온난화로 인한 과잉 열의 90%를 흡수한다”고 밝혔다. 과학자들은 북극의 온도가 다른 지역의 온도보다 4배나 더 빠르게 높아졌다고 전했다.
베링해 대게 수는 2021년부터 점차 줄어들다가 지난해에는 1000만 마리나 급감해 대게잡이가 중단됐기까지 했다. 대게 수 급감 현상은 이를 거래해 생계를 유지하던 알래스카 어민들의 수입에도 타격을 주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연구 수석 저자이자 NOAA 수산생물학자인 코디 슈왈스키는 “기후 변화가 알래스카 대게 수 급감 현상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우리 생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바다에 얼음이 사라지면서 대게들이 북쪽으로 이동해 동부 베링해에서는 아마도 더 이상 대게를 많이 볼 수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