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어서 못 파는 약이 된 GLP-1 작용 비만 치료제들의 등장으로 세계 비만약 시장이 급성장했다.
6일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의 ‘이슈브리핑’에 따르면, 덴마크 제약기업 노보 노디스크의 최근 발표에서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은 2022년(2021년 9월~2022년 8월) 228억 덴마크 크로네(약 4조3300억원)에서 2023년(2022년 9월~2023년 8월) 533억 크로네(10조1200억원)로 1년 새 134% 증가했다.
이 중 노보 노디스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8월 기준 86%에서 2023년 8월 기준 94%로 확대됐다.
비만 치료제 ‘위고비’를 보유한 노보 노디스크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은 587억3100만 크로네(11조1618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했다. 이 중 북미지역 매출 확대가 눈에 띈다.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한 350억4800만 크로네(약 6조6608억원)로, 전체 매출의 59.7%를 차지했다.
이 회사의 3분기까지(1~9월) 누적 매출 역시 1663억9800만 크로네(31조6239억원)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33% 뛰었다. 이 중 비만치료제 매출이 174% 증가해 성장을 이끌었다.
GLP-1 작용 비만치료제 ‘위고비’의 3분기까지 누적매출은 217억2900만 크로네(4조1248억원)로 492% 급증했다. 위고비에 앞서 나왔던 GLP-1 비만치료제 ‘삭센다’도 3분기 누적 86억7400만 크로네(1조6462억원)로, 18% 증가했다.
노보 노디스크의 급성장은 GLP-1 수용체 작용제인 ‘세마글루타이드’를 주성분으로 해서 비만 및 당뇨병 치료제를 내놓으면서 불을 지폈다. 지난 2017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을 허가 받은 이후 주성분의 용량만 달리해서 2021년 ‘위고비’라는 비만 치료제로 허가받았다.
GLP-1·GIP 이중 작용제인 미국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도 작년 5월 FDA에서 허가받으며 시장을 키웠다. 당뇨병 치료제로 허가받았지만 GLP-1의 비만 치료 효과가 유명해져, 오프라벨(허가 외 의약품) 방식으로 비만 환자에 처방됐다. 위고비, 오젬픽, 마운자로가 세계적으로 품절 사태를 빚고 있다.
이들 약이 각광받는 건 일주일에 한 번 투여해도 체중 감량 효과가 높다는 점이다. 1961명의 성인 과체중·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위고비 임상시험 결과, 치료 68주째에 평균 14.9% 감소했다. 마운자로의 경우 비만이거나 기저질환이 있는 과체중 성인 2539명 대상 임상 결과 체중이 최대 22.5%까지 감량했다.
GLP-1은 음식을 먹거나 혈당이 올라가면 소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다. 체내에서 인슐린 분비를 유도해 혈당 수치를 조절하는 GLP-1 호르몬의 유사체로 작용한다. 이런 기능으로 당초 당뇨병 치료에 사용했으나 GLP-1이 뇌의 포만중추를 자극해 식욕을 억제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비만 치료제로도 쓰이기 시작했다.
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는 “노보 노디스크의 올해 1~9월 매출 기준으로 볼 때 북미지역에서 49% 성장했고, 이 지역 비만 치료제가 전년 동기 244% 성장하는 등 북미 지역에서 매출 성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