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전에 돌입한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024년 대선을 논의할 시기가 아니라며 선거 연기를 시사했다고 AFP통신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일일 연설에서 “지금은 국가와 국민의 운명이 달린 전투와 방어의 시간이라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침공 이후 계엄령을 발동한 상태로, 내년 봄으로 예정된 대선을 포함해 모든 선거는 기술적으로 연기된 상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금은 국가가 분열이 아니라 단합해야 한다”며 “선거를 위한 적절한 시기가 아니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남부와 동부에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본격적인 겨울철을 앞두고 전쟁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우크라이나의 우방은 20개월을 넘긴 분쟁을 끝내기 위해 협상에 나서라고 우크라이나에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교착 상태에 빠졌거나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협상을 요청했다는 언론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고 일축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우크라이나를 군사적, 재정적으로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혔지만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 축소를 요구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으로 세계의 관심이 중동으로 쏠린 것도 우크라이나로서는 악재다. 미국 등 서방은 젤렌스키가 통치 능력을 입증할 필요가 있다며 예정대로 대선을 치르라고 압박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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