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전 세계 빙하가 녹고 있는 가운데 칠레의 유명한 빙하 트레킹 코스가 영구적으로 폐쇄됐다.
7일 폭스뉴스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칠레 산림관리청은 파타고니아에 있는 ‘익스플로라도레스 빙하’에 대해 “명백한 위험과 불확실성이 있다”며 트레킹을 영구적으로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산림관리청 관계자들은 이 빙하가 급격하고 불안정하게 녹고 있다며 안전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라구나산라파엘 국립공원에 있는 이 빙하는 지난 20년 동안 칠레 아이센 남부 지역에서 유명한 트레킹 코스였다. 정부 수문학자들은 최근 2주간의 연구 끝에 이곳의 빙하가 위험할 정도로 불안정한 상태에 이르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해당 연구는 지난달 6일 이 빙하의 주요 부분이 떨어지거나 갈라진 후에 이뤄졌다. 당시 인명피해는 없었으며, 지역 관광 가이드들은 이 사건에 대해 끊임없이 변화하는 정상적인 빙하 지형의 모습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2020년 이후 칠레 정부 수문학자들이 수집한 드론 이미지에 따르면 이 빙하는 매년 1.5피트(약 0.5m)씩 얇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 보고서와 트레킹 코스 폐쇄 통지서 모두 ‘기후변화’라는 단어를 언급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빙하가 최근 수십 년간 급격히 감소하기 전까지 거의 1세기 동안 비교적 변화가 없었던 것으로 볼 때 이는 온실가스 배출로 인해 해양 온도가 상승함에 따라 전 세계 빙하들이 일관적으로 겪고 있는 문제로 볼 수 있다고 폭스뉴스는 전했다.
이곳에서 빙하 트레킹은 금지되지만 국립공원 자체는 개방되며 연간 2만 명의 방문객들은 유람선을 타고 이 빙하를 볼 수 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칠레 산림관리청의 통보에 지역 관광 업계는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10년 넘게 빙하 탐험을 주도하며 지역 관광 회사를 운영하는 비앙카 미란다는 내년 3월까지 예약한 단체에 환불을 해줘야 하는 상황이다.
그는 다른 가이드들과 함께 당국과 새로운 진입로에 대한 협상을 시도하고 있다.
그는 “우리는 항상 위험이 따르는 모험 관광업을 하고 있다”며 “만약 여기서 문을 닫아야 한다면 에베레스트 등반도 스카이다이빙도 멈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스 하이킹을 즐기는 사람들은 기후변화로 인해 이미 잘 알려진 코스에서도 조심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7월 이탈리아 돌로미테 산맥 최고봉인 마르몰라다산에서 아파트 건물 크기의 빙하 덩어리가 등반 코스로 떨어져 11명이 사망했다. 비슷한 시기에 얼음이 녹으면서 낙석 우려로 많은 단체들이 몽블랑 등반을 취소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