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서리, 폭우, 가뭄 등으로 세계 와인 생산량이 62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8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프랑스 디종에 본사를 둔 국제와인기구(OIV)는 기상이변으로 포도밭이 타격을 입어 올해 세계 와인 생산량이 1961년 이후 최소치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OIV는 전 세계 와인 생산량을 지난해보다 7% 감소한 2억4410만 헥토리터로 추산했다. 1961년 생산량은 2억1400만 헥토리터였다.
OIV는 “이른 서리, 폭우, 가뭄과 같은 기상 이변이 세계 포도밭의 생산량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남반구에 있는 주요 생산국들의 생산량이 특히 크게 감소했다. 호주, 아르헨티나, 칠레, 남아프리카 공화국, 브라질은 모두 생산량이 10~30% 감소했다.
유럽에서 이탈리아는 생산량이 12% 감소하면서 세계 1위 생산국 지위를 잃었고, 프랑스는 생산량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이 자리를 탈환했다.
스페인도 생산량이 14% 감소했다. 지난 5년 평균 생산량보다 19% 감소한 수치지만 세계 3위 와인 생산국 자리는 지켰다.
다만 긍정적인 부분은 생산량 감소가 시장 불균형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OIV는 “전 세계적으로 와인 소비가 감소하고 재고가 많은 상황에서 생산량 감소로 시장 균형을 맞출 수 있다”고 전했다.
OIV와 달리 프랑스 국립농업연구소 INRAE의 이나키 가르시아 데 코르타자르-아타우리는 이 같은 생산량 감소를 아직 기후 변화와 확실하게 연관짓지는 않았다.
기후변화가 농업에 미치는 영향을 다루는 전문가인 그는 이탈리아의 생산량 감소에 대해 경작지가 물을 흡수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봤다.
다만 그는 “폭염이나 우기가 특정 지역을 강타하고 곰팡이 등이 기존 문제를 더 악화시키고 있다”며 “기상이변이 점점 잦아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