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연대와 저항의 오랜 상징인 수박이 온라인상에서 팔레스타인 지지에 동원되고 있다.
지난 14일 뉴스사이트 액시오스에 따르면 가자지구를 둘러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하마스 간 분쟁이 격화되면서 최근 수박이 소셜미디어(SNS)에서 팔레스타인에 대한 지지를 표현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미국 주간지 타임에 따르면 수박은 1967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 지구를 점령한 ‘6일 전쟁’ 이후 팔레스타인 연대의 상징이 됐다.
당시 이스라엘 정부는 점령지 내 팔레스타인 국기의 전시를 금지했다. 이때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잘라서 열면 팔레스타인 국기와 같이 빨간색, 초록색, 검은색, 흰색을 가진 수박을 국기 대신 사용했다.
이스라엘은 1993년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와 이스라엘의 평화적 공존을 모색한 합의인 오슬로 협정을 통해 팔레스타인 국기 금지를 해제했다.
이후에도 수박은 팔레스타인 연대의 중요한 상징으로 남아있다. 수박은 중동에서 수 세기 동안 재배됐고 팔레스타인 요리 문화의 일부이기도 하다.
수박은 최근 가자지구에서의 휴전과 팔레스타인의 권리 신장을 위한 요구에 사용되고 있다.
글로벌 숏폼(짧은 영상) 플랫폼인 틱톡(TikTok)에서 사용자들이 팔레스타인을 지지하기 위해 수박 이미지를 활용한 효과, 즉 필터가 적용된 영상을 게시하면서 많은 관심을 끌었다.
화제의 수박 영상 필터를 만든 틱톡 사용자는 필터 수익금을 가자지구를 지원하는 자선단체에 기부하기로 약속했다.
수박 이모티콘은 SNS에서 알고리즘을 피하고자 일부러 철자를 틀리게 만든 대체어 즉, ‘알고리즘 회피 어휘(algospeak)’로도 사용되고 있다.
친 팔레스타인 사용자들은 게시물 검열을 우려하며 게시물이 제한되는 것을 피하고자 수박 이모티콘을 선택했다.
미국 온라인뉴스 매셔블에 따르면 페이스북·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는 지난달 인스타그램에서 팔레스타인 지지 관련 게시물을 일일이 검열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았다.
이러한 조치에 대해 사용자들이 신고한 후, 메타의 커뮤니케이션 책임자인 앤디 스톤은 지난달 X(엑스·옛 트위터)에 “오류로 인한 결과”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