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아메리칸리그(AL) 최우수선수(MVP) 트로피를 되찾아온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가 “지난해에도 MVP를 받고 싶었다”며 솔직한 마음을 드러냈다.
오타니는 16일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가 뽑은 AL MVP로 선정됐다.
2021년 이후 2년 만에 차지한 MVP다. 오타니는 2년 전과 마찬가지로 1위표 30장(총 420점)을 독식하며 만장일치로 MVP에 올랐다. MVP 투표에서 한 선수가 두 번 이상 만장일치로 수상한 건 오타니가 처음이다.
오타니는 MVP 발표 후 “지난해에도 MVP를 받고 싶었지만,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가 멋진 시즌을 보냈다. 그래서 당연히 그가 MVP를 받았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그래서 올해는 더 강해진 모습으로 돌아와 다시 MVP에 도전하고 싶었다. 내 목표는 정상에 오르는 것이었고, 모든 노력이 결실을 이룬 것 같다”며 감격했다.
2021년 첫 번째 MVP를 수상한 오타니는 지난해도 놀라운 시즌을 보냈다.
그는 2022시즌 투수로 15승9패 평균자책점 2.33을 올렸고, 타자로 타율 0.273, 34홈런 95타점 11도루를 작성했다. 그야말로 투수와 타자를 겸업하는 오타니만 낼 수 있는 경이로운 성적이었다.
하지만 오타니의 2년 연속 MVP 도전은 ‘강타자’ 저지에 막혔다.
저지는 지난해 타율 0.311, 62홈런 131타점을 터뜨렸다. 62홈런은 로저 매리스가 1961년 작성한 AL 단일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인 61개를 뛰어 넘는 숫자였다.
저지는 MVP 투표에서 1위표 28장을 획득하면서 1위표 2장만 얻은 오타니를 가볍체 제치고 최고 선수 영예를 가져갔다.
아쉬움을 삼키고 다시 한번 정상에 서기 위해 구슬땀을 흘린 오타니는 곧바로 MVP 트로피를 되찾아왔다.
오타니는 올해 마운드에서 10승5패 평균자책점 3.14를 남기고, 타석에서 타율 0.304, 44홈런 95타점을 쓸어담았다. 팔꿈치 부상으로 시즌을 빨리 접었지만 투표인단 모두가 그에게 1위표를 던질 만큼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 9월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인 오타니는 더 강력한 모습으로 돌아올 것을 약속했다. 오타니는 “재활은 지금까지 정말 잘 진행되고 있다”며 “모든 일은 천천히, 올바르게 해야 한다. 다음에는 더 강하게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한편, 빅리그 슈퍼스타인 오타니가 MVP를 수상하면서 그의 반려견도 큰 관심을 얻고 있다.
오타니는 이날 MVP 발표 화면에서 그의 강아지와 함께 있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오타니는 MVP가 발표되자 반려견과 하이파이브를 하는 등 다정하게 강아지를 돌봤다. MLB닷컴은 “진정한 MVP는 오타니의 강아지”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며 “이날 밤, 이 강아지가 이 쇼의 최고였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