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과의 일시 휴전 7일 차에 인질 8명을 석방했다. 그간 줄곧 두 자릿수 인질을 석방한 것과 대조된다. 일각에서는 하마스의 협상력이 바닥났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CNN과 알자지라,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 등에 따르면 하마스는 30일 8명의 인질을 가자 지구에서 내보냈다. 카타르 외무부에 따르면 석방 인질 중 6명은 여성, 2명은 미성년자다. 3명은 각각 멕시코, 러시아, 우루과이 이중국적자다.
지난 24일 일시 휴전 발효 이후 하마스는 29일까지 총 97명의 인질을 석방했다. 이날 석방으로 총 105명의 인질이 가자 지구에서 벗어나 이스라엘로 귀환했다. 이스라엘이 이날 30명의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석방하며 인질과 교환된 수감자는 총 210명이 됐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일시 휴전은 당초 지난 28일 만료될 예정이었으나 이틀과 하루씩 총 두 차례 연장됐다. 현재 1일 오전(한국 시간 1일 오후) 또다시 시한 만료를 앞두고 있다. 미국과 카타르, 이집트 등 주변국이 휴전 추가 연장을 위해 분투 중이다.
🚨 BREAKING: THE MOST BIZARRE HOSTAGE RELEASE 🇵🇸🇮🇱
Jokes, smiles, handshakes & even hugs! Have we ever witnessed prisoners treat their captors like this? This is why Israel won’t allow these hostages to give interviews.
Compare this to how Palestinian hostages are treated by 🇮🇱 pic.twitter.com/58zUd1DJCn
— Majid Freeman (@Majstar7) November 30, 2023
그러나 세 번째 휴전 연장에 이르는 길은 녹록지는 않아 보인다. 24일 첫 휴전이 개시될 당시 양측은 인질을 10명 추가로 석방할 때마다 하루씩 휴전을 연장할 수 있다는 기본적인 방침에 동의했는데, 하마스에서 이를 지킬 여력이 부족할 수 있다는 것이다.
CNN은 이와 관련, 두 번째 휴전 직전까지 하마스가 석방 대상으로 10명의 인질을 모으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하마스는 10월7일 알아크사 홍수 기습으로 240여 명의 인질을 가자 지구로 끌려갔는데, 이들 인질은 분산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당장 휴전 7일 차인 이날 인질 석방에서도 이런 정황을 엿볼 수 있다. 하마스는 이날 인질 8명을 한꺼번에 석방한 게 아니라 2명을 먼저 석방한 뒤 6명을 추가로 석방했다. CNN은 이스라엘 당국자를 인용, “이들은 가자 지구의 다른 지역에 있었다”라고 전했다.
그간의 보도를 종합하면, 가자로 끌려간 인질 중에는 하마스 관리를 받는 경우도 있지만 이슬라믹지하드(PIJ) 등 다른 무장 단체에 맡겨진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한때 하마스의 인질 관리 담당자가 이스라엘 공격에 사망했다는 보도도 나왔었다.
그간의 전투로 하마스의 네트워크가 상당수 파괴된 상황에서 휴전 연장 조건을 맞추기 위해 바로바로 인질 10명을 모으기 어려워졌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은 인질 8명에 전날 특별 석방한 러시아 이중국적 인질 2명을 합해 겨우 10명을 맞춘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은 일단 휴전이 종료되면 공격을 개시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전투 재개에 대비해 이스라엘과 군사 작전 재개 전 팔레스타인 사상자 최소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 Hamas release a video of today’s hostage handover.
The hostages appear very friendly to Hamas.
Handshaking, smiling, hugging, waving with one even blowing a kiss to a member of Hamas. pic.twitter.com/R3iLHUWXWQ
— Censored Men (@CensoredMen) November 30, 2023
CNN에 따르면 하마스 역시 전투 재개에 대비해 대원들에게 높은 전투태세를 유지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자지라는 이날 “(휴전) 만료를 3시간도 안 남긴 상황에서 (휴전 연장과 관련해) 이스라엘에서는 아직 확인이 없다”라고 전했다.
한편 전날 6차 석방 대상에 포함됐던 미국·이스라엘 이중국적자 리아트 베이닌의 배우자는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이날 베이닌의 배우자인 아비브 아트질리와 또 다른 이스라엘 남성 오피르 차르파티가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아트질리는 10월7일 하마스의 알아크사 홍수 기습 당시 가자 지구 인근 키부츠(집단농장) 니르 오즈에서 납치됐다. 베이닌과는 슬하에 세 자녀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닌은 전날 석방됐지만 아트질리는 석방되지 않았다. 그가 살해당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