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동안 증가했던 미국의 범죄율이 점점 사그라드는 추세다.
연방수사국(FBI)에 따르면 팬데믹 기간인 2020년 미국 전체 살인율은 2019년 동기 대비 30% 가까이 급증해 2만1570건의 사건이 발생했다. 2021년엔 전년 대비 4% 증가했다가, 2022년엔 6% 하락해 약 9130건이었다.
지난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지난해 미국 ‘인구 상위 10대 도시’의 살인율이 전년 동기 대비 약 15%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휴스턴과 필라델피아의 2023년 살인율은 2022년 동기 대비 20% 떨어졌다.
로스앤젤레스의 살인율도 감소했다. 경찰당국은 지난해 로스앤젤레스의 살인율은 직전연도인 2022년 382건에서 323건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1년 사이 15.4% 감소율을 보였다.
10대 도시 중 살인율이 증가한 곳도 있다. 댈러스는 전년 대비 15%, 오스틴은 3% 증가했다.
일부 범죄학자들은 살인 사건의 감소와 팬데믹 소멸이 연관있다고 말했다. 존 로먼 시카고대 연구원은 “경찰, 교사, 사회복지사 등의 복귀가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했다. 잠재적 범죄자를 막을 사회적 여력이 생긴 것이다.
그러나 WSJ는 범죄율 하락 추세에도 미국인들이 여전히 불안함을 느낀다고 전했다.
지난해 11월 갤럽(Gallup)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약 63%가 “미국의 범죄 상황이 극도로 또는 매우 심각하다”고 답했다. 이는 2022년 조사에서 54%의 미국인이 ‘심각하다’고 답한 것에 비해 증가했다.
미국의 싱크탱크 형사사법협의회(Council on Criminal Justice)의 37개 도시 조사에 따르면 2022년 상반기 대비 2023년 상반기의 강도 범죄는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동안 차량 절도는 33.5% 증가했다.
WSJ 보도에 따르면 경찰 당국이 “현대와 기아 자동차가 기술 결함으로 인해 범죄 표적이 됐다”며 “이 이유가 차량 절도 사건 원인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