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에서 10박 11일 여행 중인 20대 박모씨. 바르셀로나를 떠나 마드리드로 향하려던 박씨는 마드리드에서 묵을 숙소를 찾아야 했다. 스페인어를 배운 적이 없던 박씨, 하지만 박씨는 문제없이 마드리드 한 게스트하우스에 전화해 빈자리 여부와 가격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갤럭시 S24에 탑재된 인공지능(AI) 실시간 통화 통역 덕분에 한국어로 말해도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게스트하우스 사장과 대화를 나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17일 북가주 산호세에서 갤럭시 S24 시리즈를 공개하며 이러한 통역 통화 등 실시간 번역 기능을 소개했다.
실시간 통역 통화는 이미 SK텔레콤 AI 비서 앱 ‘에이닷’ 등으로도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갤럭시 S24 통역 통화는 인터넷 연결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온디바이스 AI 서비스다. 이 때문에 ‘에이닷’과는 달리 해외여행 중 실시간 통역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게 최대 강점이다.
갤럭시 기기에 내장된 기본 전화 앱만으로도 통역 통화를 이용할 수 있으며 온디바이스 AI이기 때문에 통화 내용이 휴대전화 외부로 노출될 가능성도 없다.
◆중국어·영어·프랑스어 등 13개 언어 지원…별도 앱·인터넷 없어도 통역 가능
산호세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 언팩 2024’ 현장에서 실시간 통역 통화를 체험해 봤다.
이용 방법은 간단했다. 통화 발신 또는 수신 알람 화면을 통해 통화를 시작한 뒤 ‘콜 어시스트’ 버튼을 터치하면 이용자가 발신자와 수신자 사용 언어를 직접 선택할 수 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현재 지원 언어는 한국어, 중국어(간체),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힌디어, 이탈리아어, 일본어, 폴란드어, 포르투갈어, 스페인어, 태국어, 베트남어 등 13개다.
통화 시작과 함께 AI 비서가 “안녕하세요! 이 통화는 실시간으로 번역되며 화면에 텍스트로 표시된다”는 안내가 나온다. 상대방도 실시간 순차 통역을 인지하고 통화할 수 있기 때문에 서로 말이 엉키지 않는 등 원활한 소통이 가능해졌다.
기자가 직접 한국어로 “안녕하세요”, “식당을 예약하려고 하는데 오늘 저녁 6시 2명 자리 있을까요?”, “추천할 만한 메뉴 등이 있을까요” 등을 말하자 실시간 영어로 통역한 내용을 제공하는 소리가 나왔다. 영어가 모국어인 수신자는 기자의 질문에 답변했고 이에 따른 답변 내용도 한국어로 통역된 소리가 나왔다.
이러한 통화 서비스는 수·발신자 중 1명만 갤럭시 S24 기종을 가지고 있다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통신사, 상대방 단말 등 상관없이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에이닷 등과 비교했을 때 한국 외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갤럭시 S24만 있으면 문자와 카카오톡, 왓츠앱 등 국내외 주요 메신저 앱 6개에서도 실시간 통·번역한 내용을 주고받을 수 있다. 해외에 거주하는 자와 통화하는 데 국제전화 이용료가 부담된다면 이들이 자주 이용하는 왓츠앱, 텔레그램 등에도 자유롭게 한국어로 소통할 수 있다는 뜻이다.
갤럭시 S24에 기본 탑재된 ‘삼성 키보드’만 있으면 이러한 서비스를 쓸 수 있다. 실시간 통역 통화처럼 13개 언어를 지원하며 삼성 키보드에 ‘챗 어시스트’ 아이콘을 누르면 메시지 입력 시 수초 안에 번역된다. 실제로 기자가 자기소개를 담은 내용을 텍스트로 입력한 뒤 1초 만에 영어, 일본어, 스페인어 등으로 번역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 밖에 챗 어시스트는 문장 스타일 변경, 철자와 문법 오류 수정 기능도 제공한다. 문장 스타일 변경은 기존 카카오톡(AI 말투 변경) 등이 제공한 것과 흡사한 기능으로 직장 상사에게 보내는 내용을 공손하게 작성했는지, 외국인 친구한테 가볍게 보낸 내용이 너무 딱딱하지 않은지 등을 점검하는 데 돕는다.
◆”여행 중 발견한 예쁜 카페, 여기 인기 메뉴는 뭘까”…사진 찍고 홈 버튼만 누르면 정보 탐색 끝
갤럭시S24에는 실시간 통화 통역, 문자 번역 외에 새로운 AI 기능들이 담겼다. 이 가운데 실시간 통·번역 기능이 자주 쓰일 해외 여행, 출장 등에서 ‘서클 투 서치’도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보인다.
구글과 협업해 탄생한 ‘서클 투 서치’는 기존 구글 이미지 검색처럼 이미지나 단어 등을 지정하면 이에 해당하는 관련 정보 검색 결과를 제공한다. 예컨대 해외 여행 중 발견한 예쁜 카페가 어떤 메뉴를 파는지 궁금하다면 식당 앞 사진을 찍고 ‘서클 투 서치’를 통해 사진에 나온 식당 부분에 동그라미를 그리면 해당 정보가 구글 검색 결과로 나온다.
사용 방법도 간단하다. 해당 사진이 화면에 나오면 홈 버튼을 길게 누른 뒤 성당 피사체에 동그라미를 그리거나 터치하면 관련 검색 결과가 나온다. 여기에 이용자가 ‘식당’ 등 단어를 추가 검색하면 생성형 AI가 성당 주변 맛집도 알려준다.
이러한 서클 투 서치는 웹 서핑,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유튜브 등 어느 화면에서도 실행할 수 있다. 예컨대 한 셀럽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 속 수목원이 어디인지 궁금하다면 똑같이 홈 버튼을 길게 누른 뒤 해당 사진에 동그라미를 그리면 구글이 장소, 입장료 등 정보를 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