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이 위기론에도 전 세계에서 강세를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다양한 장르의 무게감 있는 가수들도 올해 컴백을 대거 예고했다.
일단 가장 눈길을 끄는 건 ‘가왕’ 조용필과 ‘국내 팝 발라드의 개척자’로 통하는 이문세다.
지난해 올림픽주경기장과 케이스포돔(옛 체조경기장) 등에서 굵직한 콘서트를 소화한 조용필은 올해 정규 20집 발매가 확실시된다. 지난해 정규 20집 리드 싱글 ‘로드 투 트웬티(20)-프렐류드’ 1·2로 예열을 했다. 본인 내공을 지켜가면서도 트렌드를 따르는 젊은 감각을 이번에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문세는 올해 상반기 중 정규 17집을 발매한다. 이문세가 정규 음반을 내놓는 건 2018년 10월 정규 16집 ‘비트윈 어스(Between Us)’ 이후 처음이다. 지난달 17집 수록곡 중 하나인 ‘웜 이즈 베터 댄 핫(Warm is better than hot)’를 선공개했다. 재즈 클럽에 앉아 여유롭게 노래를 듣는 듯 악기들의 리얼한 연주가 돋보이는 블루스 스타일의 곡이다.
올해가 기념할 만한 해인 톱스타들의 활약도 기대를 모은다.
여든 살이 가까운 나이에도 활발하게 활약 중인 남진은 올해 데뷔 60주년이다. 1964년 1집 ‘서울 플레이보이’로 데뷔한 남진은 ‘님과 함께’ ‘가슴 아프게’ ‘그대여 변치마오’ ‘빈잔’ ‘둥지’ 등 숱한 히트곡을 내며 1960~70년대를 풍미했다. 지난해 신곡을 잇따라 발매하고 전국 투어를 도는 등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영원한 현역’으로 통하는 가수 겸 프로듀서인 박진영(J.Y. Park) JYP엔터테인먼트 총괄 책임자(CCO)는 올해 데뷔 30주년이다. 1994년 데뷔 이래 ‘날 떠나지마’, ‘청혼가’, ‘허니(Honey)’, ‘그녀는 예뻤다’ 등 수많은 히트곡을 냈다. 또 ‘트와이스’ ‘스트레이 키즈’ ‘있지’ ‘엔믹스’ 등을 발굴한 K팝 거물 제작자인 그는 최근엔 KBS 2TV 음악 예능 ‘골든걸스’에서 인순이·박미경·신효범·이은미로 구성된 걸그룹 결성 프로젝트 프로듀서로 나서고 있다. 이 바쁜 가운데 작년 11월 디지털 싱글 ‘체인지드 맨’을 발표했고 지난달 30~31일 단독 공연 ‘에이티스 나이트(80’s Night)’를 열고 한해를 마무리했다.
박진영이 초창기 프로듀싱한 1.5세대 K팝 아이돌 그룹 ‘지오디(god)’는 올해 데뷔 25주년을 맞았다. god는 1999년 1월13일 첫 정규 음반 ‘챕터 원(Chapter 1)’으로 데뷔했다.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를 풍미한 아이돌 그룹이다. 데뷔곡 ‘어머님께’를 비롯 ‘길’ ‘촛불하나’ ‘거짓말’ ‘사랑해 그리고 기억해’ 등의 히트곡을 내며 톱그룹으로 떠올랐다. 2000년 MBC TV 예능 프로그램 ‘육아일기’로 멤버들의 매력을 보여주며 ‘국민그룹’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달 중 작년 연말 콘서트의 실황을 담은 영화 ‘지오디 마스터피스 더 무비’가 CGV 용산 아이파크몰 등 전국 CGV 50개관에 걸린다.
올해 데뷔 20주년을 맞는 가수 윤하는 상반기 중 정규 7집을 발매한다. 2021년 11월 발매한 정규 6집 ‘엔드 시어리(END THEORY)'(2022년 3월 발매한 6집 리패키지 ‘엔드 시어리 : 파이널 에디션(END THEORY : Final Edition)’ 포함)와 이어지는 ‘시어리(THEORY)’ 3부작의 두 번째 이야기다. 또 오는 2월 3~4일 역대 여성 솔로 가수 여섯 번째로 케이스포(KSPO)돔(옛 체조경기장)에 입성하는 등 다양한 20주년 이벤트도 벌인다. 특히 윤하는 ‘청룡의 해’인 올해 1988년 용띠로 더 주목 받고 있다. 올해 데뷔 25주년을 맞은 김범수는 곧 정규 9집을 낸다. 약 10년 만의 정규 음반이다.
현재 국내 대중음악 신(scene)의 아이콘들도 오랜만에 새 앨범을 낸다.
한류그룹 ‘빅뱅’ 리더 겸 솔로가수 지드래곤(35·권지용)은 상반기 중 새 앨범을 낼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AI) 메타버스 기업인 갤럭시코퍼레이션에 새 둥지를 튼 지드래곤은 또 마약 퇴치 재단 ‘저스피스 파운데이션'(JUSPEACE Foundation·평화정의재단)을 설립한다. 이를 위해 첫 출연금 3억원을 내놨다. 지드래곤도 1988년생 용띠다.
톱 가수 겸 배우 아이유(IU·이지은)는 약 2년 반 만인 올해 상반기 새 미니 앨범을 낸다. 아이유의 마지막 앨범은 지난 2021년 12월 발매한 EP ‘조각집’이다. 수록곡 중 하나에 글로벌 슈퍼 그룹 ‘방탄소년단'(BTS) 뷔(V·김태형)가 입대 전 지원사격했다. 뷔는 뮤직비디오 촬영도 마쳤다.
아이유는 최근 공개된 방탄소년단 슈가의 웹 토크 콘텐츠 ‘슈취타’에 출연해 새 앨범에 대해 “미니 앨범이 될 것 같다. 다섯, 여섯 곡으로 생각하고 있다. 활동까진 모르겠다”고 밝혔다. 또 앨범에 많은 메시지를 담는 대신 직관적인 가사를 쓸 것이라며 “하고 싶은 시리즈가 있어 나이를 녹이는 건 유지하되 메시지에 너무 얽매이지 말자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투어도 돈다며 그간 가지 않았던 해외 공연을 예고했다. 또 코로나19로 돌지 못했던 국내 전국투어도 시사했다. 아이유가 출연한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도 공개된다.
아울러 K팝 업계에 따르면, 방탄소년단 맏형 진(김석진)의 첫 솔로 앨범 공개도 예상된다. 진은 방탄소년단 멤버 중 유일하게 솔로 음반을 내놓지 않았다. 재작년 첫 공식 솔로 싱글로 브릿팝 밴드 ‘콜드플레이’와 협업한 ‘디 애스트로넛’을 발매하고 입대했다. 방탄소년단 데뷔 11주년 전날인 오는 6월12일 방탄소년단 멤버 중 처음 전역하는 진은 하반기에 솔로 앨범 발매할 가능성이 크다.
이밖에 대세 K팝 그룹들의 활약도 이어진다. 특히 신드롬 걸그룹 ‘뉴진스’와 글로벌 걸그룹 ‘에스파’의 각각 첫 정규 앨범이 주목 받는다.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 ‘빌보드 200’ 1위에 빛나는 ‘스트레이 키즈'(‘스키즈’),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투바투), ‘에이티즈’의 활약세도 이어진다. 대세 그룹 ‘세븐틴'(SVT)은 ‘빌보드 200’ 1위를 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