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의 명예훼손 사건을 재판하는 뉴욕 법원의 배심원들이 트럼프에게 8330만 달러의 손해 배상을 하도록 평결했다.
재판은 이미 유죄 판결이 내려진 작가 진 캐롤에 대한 성폭행 혐의를 트럼프가 거듭 부인함으로서 명예가 훼손됐다고 캐롤이 소송을 제기해 열린 것이다.
배심원 심리에 앞서 법정에 출석한 트럼프는 원고측 변호사가 배심원 상대 최후 발언을 시작하자 갑자기 법정 밖으로 나갔다가 발언이 끝난 뒤 돌아왔다.
원고 캐롤은 남성 7명과 여성 2명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의 배상 결정 평결에 미소를 지었으며 트럼프는 차를 타고 법원 건물을 빠져나갔다.
이로써 트럼프는 캐롤의 성폭행 사건과 관련한 민사 소송에서 트럼프는 9개월 사이 두 번이나 패배했다.
지난해 5월 다른 뉴욕 법원이 캐롤에 대해 직접 캐롤을 성폭행하지는 않았으나 성적 학대를 가했고 캐롤이 자신을 유혹했다고 주장해 명예를 훼손했다며 트럼프에게 500만 달러(약 67억 원)를 배상하도록 평결했다.
첫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던 트럼프가 두 번째 재판에는 직접 증인으로 나섰다. 두 번째 재판에서 판사는 트럼프가 자신의 무죄를 입증할 기회를 이미 상실했다면서 성폭행 무죄 주장을 하지 못하도록 발언을 제한하는 명령을 내렸다. 그는 25일 법정에서 4분 동안 발언 기회를 얻어 캐롤을 성폭행하지 않았다고 부인한 뒤 법정을 떠나면서 “이건 미국이 아니다”라고 큰 소리로 투덜거렸다.
배심원들은 트럼프(77)가 원고 캐롤(80)에 대해 대통령 시절 캐롤의 회고록이 출판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면서 두 차례 발언한 내용에 대한 보상만을 심리했으며 실제 성폭행 여부에 대해선 심리하지 않았다.
원고 측은 이례적으로 많은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했으며 청구액은 2400만 달러(약 321억 원)였다.
원고측 로베르타 카플란 변호사는 배심원 상대 최후 진술에서 캐롤을 거짓말쟁이와 미치광이라고 계속 공개 발언하는 것을 막기 위해 트럼프를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호사의 발언을 들은 트럼프가 고개를 크게 저으며 갑자기 일어나 법정 밖으로 걸어 나갔으며 경호원들이 뒤를 따랐다. 판사가 트럼프 변호사에게 트럼프가 계속 발언할 경우 투옥할 수 있음을 경고한 몇 분 뒤였다.
원고 캐롤은 이번 재판 초기 트럼프의 공개 발언으로 자신이 살해 위협을 받았다면서 뉴욕주 자택 주위에 전기 철책을 세우고 이웃들에게 위협이 있음을 알렸으며 총알을 구입해 총에 장전한 채 침대 옆에 두고 지내왔다고 증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