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이주민들이 미국으로 가기 위해 지나는 열대 오지 다리엔 갭에서 1년 새 성폭행이 7배 이상 증가했다.
영국 가디언은 5일(현지 시간) 콜롬비아와 파나마 사이의 정글 다리엔 갭 지역에서 지난해 12월 한 달간 214건의 성폭행 피해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210분마다 한 번 발생한 꼴이다.
국경없는의사회 측은 지난해 1~9월 평균인 30~35건의 7배에 달한다고 밝혔다. 협회 측은 12월은 이주민 수가 가장 적은 달임에도 불구 이러한 결과가 나온 것에 우려를 표했다.
다리엔 갭은 미국행 불법 이민자들이 지나는 106km의 거대한 밀림 지대다. 극한의 자연환경과 갱단 범죄에 노출이 쉬워 많은 피해가 발생한다.
파나마 정부에 따르면 2023년 다리엔 갭 통과자는 52만 명에 달했다.
이주민 수가 늘자 지역 갱단의 이주민 대상 범죄 또한 증가했다. 이 과정에서 집단 성폭행 또한 함께 급증했다. 가디언은 돈을 주지 않으면 가족 앞에서 피해자를 강간하는 일이 벌어지며, 한 번에 최대 100명의 피해자가 발생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그중 콜롬비아 국경지대는 현지 최대의 마약 카르텔이 관리한다. 이들은 수익성 높은 인신매매 사업을 유지하기 위해 인질 강간범을 처벌하는 등 성폭행 발생 경향이 비교적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파나마 국경지대는 정부 통제가 미비하고 여러 소규모 갱단이 자유롭게 활동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성폭행 발생 빈도도 높다고 알려졌다.
국경없는 의사회는 2023년 다리엔 갭에서 약 6만 명의 환자를 치료했다고 밝혔다.
협회 측은 점점 더 많은 피해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해당 국가 정부들의 책임 해결 노력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