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를 10여년 만에 시가총액 기준 세계 최대 자동차 회사로 성장시킨 CEO 일론 머스크가 갈수록 테슬라를 위협하는 ‘위험 요인’이 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3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머스크가 전현직 이사진과 함께 파티를 즐기며 마약을 복용했다고 전했다. 머스크가 마치 왕처럼 행세하며 파티 현장에 있던 이들에게 마약 복용을 압박하는 분위기를 조성했다는 언급도 있었다.
머스크가 마약설에 휩싸이면서 그가 운영하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 등 기업에 대한 리스크도 커졌다. WSJ는 머스크의 마약 혐의가 “(테슬라와 우주 기업 스페이스X가 가진) 자산 1조 달러, 일자리 1만3000개, 미국 우주 프로그램 등에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머스크의 마약설은 근거가 아예 없는 것이 아니다. 머스크는 과거 우울증 치료에 케타민을 사용했다고 인정한 바 있고, 2018년에는 한 팟캐스트 방송에서 대마초를 피워 미 항공우주국(NASA)과 갈등을 빚었다.
테슬라 이사회 중 일부는 머스크가 2018년 회사를 비공개로 전환하겠다는 트윗을 올렸을 때 마약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의심하기도 했다.
머스크는 “3년에 걸친 무작위 테스트에서 약물이나 알코올의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마약 의혹을 전면 부인했지만 의혹은 가라앉지 않는다.
머스크의 테슬라 의결권 확대 요구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 테슬라 지분 13%를 가진 머스크는 자신이 소유한 소셜미디어 엑스(X, 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25%의 의결권 없이 테슬라를 인공지능(AI) 및 로봇 공학 리더로 성장시키는 것은 마음이 불편하다”며 더 많은 의결권을 확보하지 않는 한 테슬라와 별개로 AI 기업을 만들겠다는 뜻을 비쳤다.
머스크는 지난 2022년 440억 달러 규모의 엑스 인수 자금 조달을 위해 수백억 달러 상당의 테슬라 주식을 매각했다. 스스로 지분을 내다 판 뒤 다시 더 많은 의결권을 요구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에 대해 테슬라 주식 40만주를 보유한 미국 투자회사 CEO 거버 가와사키는 폭스비즈니스와 인터뷰에서 “머스크의 연봉 패키지는 500억 달러로, 그가 가진 지분을 합치면 지분율이 20%에 근접한다”며 “의결권 25% 요구는 300억~500억 달러 보수를 더 달라는 것으로 그동안 내가 투자한 회사 중 이렇게 망상이 심한 CEO는 본 적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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