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중국 동포들의 대표 단체인 ‘가주중국동포연합'(이하 동포연합)이 김영완 LA 총영사의 설날 잔치 불참을 계기로 LA 총영사관과 갈등을 빚고 있다.
동포연합이 지난 3일 개최한 ‘2024 가주 중국동포 설날 대잔치’를 김영완 총영사와 LA 총영사관측이 외면하면서 중국 동포들 사이에서 LA 총영사가 중국 출신 동포들을 재외동포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볼멘 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3일 동포연합이 LA에서 개최한 ‘2024 가주중국동포 설날 대잔치’에는 전현직 LA 한인회장들과 여러 한인 단체장들이 참석해 중국 동포들의 설날 잔치를 축하했다.
하지만, 이날 행사에 김영완 총영사나 LA 총영사관 관계자들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동포연합측은 LA 총영사관측에 김영완 총영사나 담당영사의 참석을 요청하는 초청장을 보냈으나 납득하기 힘든 이유로 참석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장진영 동포연합 회장은 “지난 달 총영사관측에 초청 이메일을 발송했지만 10일이 지나도록 답신이 없어 연락을 취했더니 그제서야 중국동포연합 행사에는 참석이 어렵다”는 회답을 들었다고 말했다.
당시 LA 총영사관 담당 영사는 중국동포 행사에 총영사관 관계자가 참석한 전례가 없다며 중국 국적자이거나 중국 국적을 가진 적이 있는 중국 출신 동포들 행사에는 참석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장진영 회장은 전했다.
또, 당시 담당 영사는 중국 동포 행사에는 태극기가 게양 되지 않고, 애국가를 제창하지 않아 총영사관측이 참석하기는 어렵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동포 연합측은 지난 2019년 LA 한인회의 중국동포 초청 한가위 잔치에 LA 총영사관 담당 영사가 참석한 전례가 있고, 뉴욕 지역에서도 뉴욕 총영사가 중국 동포 행사에 참석한 적이 있어 LA 총영사관측이 밝힌 참석 불가 사유는 납득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장진영 회장은 “LA 총영사관이 밝힌 불참 이유는 이해하기 어렵다. 이전 김완중 총영사 당시에는 담당 영사가 참석했는데 올해는 참석하기 어렵다는 일관성 없는 태도가 중국 동포들을 더욱 화나게 하는 것”이라며 “재외동포 기본법이 제정됐는데도 중국 동포들은 여전히 홀대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LA 총영사관 이현석 동포 담당 영사는 “2019년 당시 총영사관 관계자가 중국 동포 행사에 참석했던 것은 당시 행사가 LA 한인회가 주최한 행사로 행사 장소에 태극기가 걸려 있었기 때문이었다”는 군색한 답변을 내놓았다.
또, ‘중국동포 행사 참석금지’라는 한국 정부의 지침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한국 정부의 일관된 지침을 없으며, 관할 지역 총영사의 재량에 따라 참석 여부를 결정한다”고 답해, 이번 행사 불참이 김영완 총영사의 자의적 판단이었다는 점을 감추지 않았다.
한인회장 재임 당시 ‘한동포 한핏줄’ 프로그램으로 탈북민과 중국동포 교류 사업을 시작했던 로라 전 전 한인회장도 김영완 총영사의 태도는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전 전회장은 “남가주에 1만명 이상 거주하고 있는 중국 동포들을 LA총영사관이 포용하고 껴안지 않고서 한인 사회가 진정한 화합을 이룰 수 없을 것”이라며 “앞장서서 중국 출신 동포들을 아우르고 포용해야 할 LA 총영사가 중국 동포들을 홀대하고 외면하는 것은 윤석열 정부 들어 제정된 재외동포기본법의 기본 정신과 취지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4월 제정돼 같은 해 11월 시행된 재외동포기본법은 2조에서 재외동포를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외국에 장기체류하거나 외국의 영주권을 취득한 사람
–출생에 의하여 대한민국의 국적을 보유하였던 사람(대한민국 정부 수립 전에 국외로 이주한 사람을 포함한다) 또는 그 직계비속으로서 대한민국 국적을 가지지 아니한 사람
즉,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전에 중국 등으로 이주한 동포들의 후손으로 대한민국 국적을 갖지 않은 경우에도 재외동포 기본법은 한국정부가 보호하고 포용해야 할 재외동포로 규정하고 있다. 광복 이전에 중국으로 이주한 동포들의 후손으로 중국 국적을 아직 유지하고 있거나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중국 출신 동포들도 재외동포 기본법이 규정하고 있는 재외동포인 셈이다.
LA 한인회 한 관계자는 “재외동포 기본법이 중국 출신 동포들을 재외동포로 명백히 규정하고 있는데도 태극기 게양 등을 이유로 중국 동포들을 홀대하려는 것은 김영완 총영사의 몸사리기나 눈치보기로 밖에는 이해되지 않는다”고 김영완 총영사를 직격했다.
한편, 동포연합측은 이번 LA 총영사관측과의 갈등과 관련, 한국 외교부 본부와 대통령실에 중국 동포에 대한 공식 입장을 요구한다는 계획이다.
<김상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