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이스라엘 분쟁이 4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팔레스타인 지지, 연대 집회가 한인 등 아시안계 커뮤니티로도 확산되고 있다.
지난11일 뉴욕 퀸즈 플러싱 한인타운 중심가 다니엘카터 비어드몰에서 한인 2세 단체 노둣돌이 주최하고, 30여개 한인, 아시안, 팔레스타인, 진보· 반전 단체 200여명이 참가한 ‘설 맞이 팔레스타인 희생자 추모연대 집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설날을 맞아 팔레스타인 희생자를 추모, 연대하는 아시안들의 목소리를 모은다는 취지에 맞게 한인, 중국인 등 아시안계가 가장 밀집해 있는 플러싱지역에서 지역주민들의 큰 관심을 받으며 진행됐다.
이날 집회에서는 노둣돌(Nodutdol for Korean Community Development), 팔레스타인 청년운동(Palestinian Youth Movement), 반 아시안 폭력 대처위원회(CAAAV), 진보당연대 재미위원회(KAPP), 6. 15 미국위원회, 알-아우다(Al-Awd, 팔레스타인 귀환권 연합) 회원들이 나와 연설을 했다.
이들은 팔레스타인 청년운동이 제시한 5대 요구사항, “즉각 휴전”, “이스라엘에 대한 모든 미국 지원의 영구 중단”, “가자 포위 및 팔레스타인 점령의 종식”, “모든 팔레스타인 정치 수감자의 석방”, “팔레스타인 난민들의 귀환권 보장”을 촉구했다.
이날 집회의 사회와 연설은 한국어, 중국어, 영어 세 언어로 순차통역을 하며 진행됐고, 참가자들은 각자 자신의 언어로 만든 피켓과 배너를 흔들며 팔레스타인의 해방을 염원했다.
이날 시위를 지켜보던 주민과 행인들은 지지와 박수를 보내고 구호를 따라서 연창하기도 했다. 행사장 앞 도로를 지나가는 자동차들은 경적을 울리며 연대를 표시하기도 했다.
이날 사회를 맡은 박주현 노둣돌 회원은 “이스라엘의 가자 폭격을 볼 때마다 우리는 과거 ‘한국전쟁’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며 “한국인으로서, 우리는 미국이 팔레스타인인을 죽이기 위해 이스라엘로 폭탄을 보내는 것에 대해 침묵할 수 없다. 우리는 팔레스타인의 완전한 해방을 요구하며 즉각적인 휴전 및 이스라엘에 대한 모든 미국 지원의 영구 중단을 요구한다”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장에서는 아시안계 그레이스 맹 연방 하원의원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맹 의원은 지난 1월 11일 휴전을 반대하고, 이스라엘을 적극 지지하는 연방하원의원 27명의 미 국무부장관 앞 공동 서한에 이름을 올렸다.
이날 행사가 열린 곳은 한인, 중국계 밀집지역으로 그레이스 맹 의원의 지역구(NY-6)이다.
이날 연사들은 “지역주민들의 거듭된 지지 철회 요청을 무시하고, 학살전쟁과 이스라엘 시오니즘 지지 의사를 굽히지 않는 그레이스 맹 의원이 아시안계 정치인으로 이 지역구 하원의원인 것이 수치스럽고, 불쾌하다”고 맹비난했다.
참가자들은 “전쟁 학살지원자, 그레이스 맹은 부끄러운 줄 알아라”라는 구호를 연창했다. 참가단체들은 그레이스 맹 의원에 대한 항의 캠페인을 전개할 것을 결의하기도 했다.
그레이스 맹 의원은 ‘정통유대교’학교인 예시바대학 카도조 로스쿨에서 법학박사를 수여받았으며, 친이스라엘 로비단체인 미국·이스라엘 공공정책위원회(AIPAC)로 부터 상당한 정치자금을 지원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레이스 맹 의원은 이 로비단체로부터 2023- 2024 회기년도에 8만 5,250달러를 받았는데, 같은 기간 맹 의원이 두번째로 많은 기부금을 받은 미국법무협회(AAJ)로부터는 불과 7,500달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김치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