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9일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다짐하는 한편 서방세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더 깊이 개입하려 하면 세계 핵분쟁의 위험을 부를 것이라고 엄중히 경고했다.
푸틴 대통령이 이날 국정연설에서 행한 이러한 경고는 그의 승리가 확실한 다음달 대선을 앞두고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이익을 보호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을 러시아 국민들에게 강조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푸틴은 이번주 초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상군 파병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밝힌 것을 언급하면서, “우크라이나 파병을 결정하는 나라들은 매우 비극적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가 유럽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맹국들을 공격할 계획이라고 비난하면서 오히려 오히려 러시아에 대한 공격과 우크라이나에 나토 병력 파견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은 “과거 러시아를 침공한 나라들의 운명을 우리는 기억한다. 이제 러시아를 침략하려는 자들의 결과는 과거보다 훨씬 더 비극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의원들과 고위 관리들을 대상으로, 전국에 생중계된 연설에서 푸틴은 또 “우리는 또 그들 영토의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 무기를 가지고 있으며, 현재 서방 국가들의 움직임은 세계를 위협하고 우리 문명의 파괴를 의미하는 핵 충돌의 진정한 위협을 야기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그들은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는가? 서구 지도자들은 어떤 힘든 도전도 겪지 않았고 전쟁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잊어버렸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군사 지원 확대를 막기 위해 러시아의 핵 능력을 자주 상기시키며 경고해 왔었다.
그는 또 러시아가 강력한 새 핵무기를 배치했으며, 그 중 일부는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시험했다면서, “러시아의 핵무기는 완전한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푸틴은 러시아 핵부대에 투입된 신형 사르마트 중(重)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시험을 완료한 부레베스트니크 핵추진 순항미사일, 포세이돈 핵추진 무인기 등이 그것들이라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킨잘과 지르콘 극초음속 미사일은 이미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그 효능을 입증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동시에 러시아가 유럽의 나토 동맹국 공격을 위협하고 있다는 서방 국가들의 주장을 “미친 헛소리”라고 조롱하는 한편 러시아가 우주 기반의 핵무기 배치를 고혀하고 있다는 미국의 주장도 일축했다.
푸틴 대통령은 한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주권과 안보를 지키고, 동포들을 보호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러시아군이 전투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우크라이나 전쟁 최전선에서 싸우는 러시아 군인들을 칭송하고, 묵념으로 전사한 병사들을 추모했다.
푸틴은 이날 연설에서 2022년 2월 우크라이나에 군대를 파견한 것은 러시아의 이익을 보호하고,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 가입, 러시아에 중대한 안보 위협을 가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고 거듭 주장했다. 우크라이나와 서방 동맹국들은 이에 대해 이유없는 침공이라고 비난해 왔다.
그는 또 우크라이나 전투 종식을 위한 협상 의지를 또다시 밝혔지만 러시아의 이익은 반드시 지켜낼 것이라고 경고했다.
3월15-17일 치러지는 대선에서 무소속 후보로 출마하는 푸틴 대통령(71)은 집권 24년 동안 구축한 러시아 정치체제에 대한 엄격한 통제에 의존하고 있다.
푸틴에게 도전할 수 있는 저명한 비평가들은 모두 투옥됐거나 외국에 거주하는 반면, 독립 언론은 대부분 금지돼 푸틴 대통령의 재선은 거의 확실하다. 그는 단지 의회 내 크렘린 친화적 정당들이 지명한 다른 3명의 후보들과 경쟁할 뿐이다.
2018년 푸틴 대통령에 도전하려 했지만 후보 등록이 거부됐던 야당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는 극단주의 혐의로 19년 징역형으로 수감됐다가 이달 초 북극 교도소에서 갑자기 사망했다. 나발비의 장례식은 1일로 예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