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은 남성보다 ‘나쁜 잠’을 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생체리듬이 남성보다 6분 더 빠르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의학 매체 메디컬 익스프레스(Medicalxpress)는 수면 의학 리뷰(Sleep Medicine Reviews) 저널에 올라온 ‘수면, 생체리듬 및 신진대사의 성별 차이’란 제목의 논문을 인용했다.
미국 하버드대와 스탠퍼드대, 영국 사우샘프턴대의 연구진은 성별 간 수면 격차, 생체리듬 등에 관한 논문 수십 개를 검토해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여성은 남성보다 불면증을 경험할 확률이 약 60% 더 높다. 또한 여성은 밤에 반복적으로 음식을 먹는 수면 관련 섭식 장애에 걸릴 확률이 남성보다 최대 4배 더 높다.
또 여성은 ‘깊은 수면’인 비렘수면 상태에 남성보다 8분 더 오래 머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은 뇌 활동이 활발해지는 렘수면 상태에 여성보다 더 빨리 돌입한다. 일반적으로 렘수면이 부족하면 감정 조절, 기억 저장, 집중력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논문 저자인 사라 첼라파 영국 사우샘프턴대 교수는 “낮은 수면의 질은 불안과 우울 장애와 관련 있으며, 이는 남성보다 여성에게 2배 더 흔하다”라고 설명했다.
반면 남성이 잠자는 동안 반복적으로 숨을 정지하는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을 진단받을 확률은 여성의 3배 이상이다.
여성과 남성은 생체리듬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수면 시간을 조절하는 호르몬 ‘멜라토닌’이 분비되는 시간은 남성보다 여성이 더 이르다. 이는 여성의 생체리듬이 남성보다 6분 더 짧기 때문이다.
렌스케 록 스탠퍼드대 교수는 “생체 시계과 수면-각성 주기의 불일치는 남성보다 여성에게 5배 더 크게 나타난다”며 “누군가의 시계가 6분 더 빠르거나 느리다고 상상해 보라. 이러한 차이는 며칠, 몇 주, 몇 달이 지나면 눈에 띄는 불일치를 초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생체리듬의 혼란은 수면 장애, 기분 장애, 인지 기능 장애 등 다양한 건강 문제와 관련 있다. 생체리듬의 사소한 차이도 전반적인 건강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