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 교황청이 2006년 15살의 나이에 백혈병으로 숨진 이탈리아 청소년 카를로 아쿠티스를 최초의 밀레니얼 세대 성인으로 시성할 예정이라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2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뛰어난 컴퓨터 재능으로 천주교 교리를 설파했던 카를로는 가톨릭 신도들 사이에서 인터넷 수호성인으로 불려왔다.
그의 어머니 안토니아 아쿠티스는 카를로가 7살일 때부터 매일 미사에 참가하는 등 일찍부터 신앙에 몰두했으며 아들 때문에 자신이 다시 교회에 다니게 됐다고 밝혔다.
카를로는 또 가난하고 집이 없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애썼고 숨지기 몇 달 전부터는 기적들을 홍보하는 웹사이트를 운영하기도 했다.
어머니는 카를로가 숨진 뒤 전 세계에서 자신의 아들을 향해 기도한 사람들이 불임과 암 등을 치료하는 기적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카를로를 숭배하는 사람들은 그를 “신을 위한 인플루언서”로 불렀다고도 했다.
카를로 시성 절차는 2020년 카를로 가족이 거주하는 아시시 대교구에서 바티칸 교황청에 시성을 요청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프란체스카 교황이 기형 췌장을 가진 한 어린이가 카를로의 셔츠를 만진 뒤 나은 것을 기적으로 인정했다. 이는 바티칸 교황청이 처음 카를로를 복자로 시복한 사례다.
복자가 성인으로 시성되려면 두 번째 기적이 인정돼야 한다.
바티칸 교황청에 따르면 코스타리카의 한 대학생이 피렌체에서 자전거를 타다가 넘어진 뒤 사망률이 매우 높은 뇌수술이 필요했지만 대학생 어머니가 아시시의 카를로 묘지에서 기도한 뒤 수술없이 회복했다.
프란체스코 교황은 24일 카를로의 시성 문제를 추기경들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성 날자는 아직 미정이다.
케이틀린 스프라우스 커밍스 미 노트르담 대 역사학교수는 카를로를 밀레니얼 세대 최초의 성인으로 추대함으로써 가톨릭교회가 갈수록 줄어드는 젊은 세대 신도를 확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