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씨와 그가 설립한 테라폼랩스 측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제기한 민사 소송에서 벌금액 합의에 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31일(현지시각)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양측은 권씨에 대한 벌금 부과와 관련해 원칙적으로 합의에 도달했다고 뉴욕 법원에 알렸다.
양측은 다음달 12일까지 합의 사실을 뒷받침할 수 있는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앞서 SEC가 권씨와 테라폼랩스를 상대로 미 뉴욕연방법원에 제기한 민사소송에서 배심원단은 권씨와 테라폼랩스가 테라USD(UST)의 안정성과 테라 블록체인 사용 사례와 관련해 투자자들을 오도했다면서 사기 혐의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난달 5일 평결했다.
이후 SEC는 권씨와 테라폼랩스에 대해 약 53억 달러의 벌금을 부과해 달라고 뉴욕 법원에 요청했다. 구체적으로 과징금과 이자 47억4000만 달러, 테라폼랩스에 민사 벌금 4억2000만 달러, 권씨에게 민사 벌금 1억 달러다.
권씨 측은 이 같은 SEC의 요청에 반발하면서, 53억달러가 아닌 100만달러 수준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씨는 테라·루나 코인 폭락 사태 직전인 2022년 4월 말 출국, 본사가 있는 싱가포르에 머물다가 같은 해 9월 아랍에미리트(UAE)를 거쳐 동유럽 세르비아로 도주했다.
이후 지난해 3월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공항에서 위조된 코스타리카 여권을 사용해 두바이행 전용기에 탑승하려다 체포됐다.
한국과 미국이 권씨의 범죄인 인도를 요청한 가운데, 몬테네그로 대법원은 지난달 5일 권씨의 한국행 결정을 무효화하고 사건을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으로 파기환송 했다.
권씨는 외국인수용소에서 최종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