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형사 재판에서 첫 유죄평결을 받았다. 이로써 트럼프 전 대통령의 모든 재판은 사실상 마무리되는 셈이어서 향후 대선 유세에 긍정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0일 폴리티코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 맨해튼형사법원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 비용 부정 지출 혐의 사건 배심원단은 34개 혐의를 전부 유죄 평결했다.
최종 판결은 후안 머천 판사가 내리며, 선고기일은 7월11일로 지정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총 4건의 형사 재판을 받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재판이 진행되는 건 이번 성추문 입막음 의혹 사건이 유일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워싱턴DC와 조지아, 플로리다에서 각 대선 결과 번복 시도, 선거개입, 기밀문서 반출 등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다만 이들 사건은 재판 지연 전략으로 11월4일 대선 이후에나 본안 재판 기일이 잡힐 전망이다.
워싱턴 대선 결과 번복 시도 재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면책특권을 주장, 관련 판단을 연방대법원이 심리하겠다고 하면서 본안 심리 진행이 중단됐다.
조지아 선거개입 사건은 재판 시작 전 검사장과 부하 직원 간 염문설이 제기되면서 해당 검사장의 재판 참여 자격을 놓고 양측이 다투고 있다. 본안 심리는 개시도 못 했다. 플로리다 기밀문서 반출 혐의 사건도 잠정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선거 후 재판이 본격 시작되더라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공소가 취하될 가능성이 높다.
30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의 맨해튼 형사법원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 추문 입막음 비용 부정 지출 혐의 사건 배심원단이 그에 대한 혐의를 모두 유죄 평결하자 법원 밖 지지자들이 반응하고 있다. 2024.05.31.
이날 유죄 평결된 업무 기록 위조 혐의로 징역형이 선고될 수 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항소심이 진행되는 동안 구속을 면하게 해달라고 할 것으로 예상된다. 1심 판단이 유지되더라도 대선 전까지 확정판결이 나오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유죄가 확정돼도 대통령 후보로는 여전히 출마할 수 있다. 미국 헌법은 연방 공직 후보자 요건으로 ▲35세 이상 ▲미국 시민권자 ▲미국 내 14년 이상 거주 경력만 두고 있다. 범죄 전과 규정은 없다.
1920년 사회당 대선 후보로 출마한 유진 뎁스는 1차 세계대전 징병 반대를 간청한 혐의로 징역 10년형을 선고받고 교도소에서 출마한 바 있다. 당시 3% 득표율을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맨해튼형사법원에서 성추문 입막음 부정지출 혐의 유죄 평결을 받은 뒤 발언하고 있다. 2024.05.31.
결국 사법 리스크라는 부담을 안고 선거 캠페인을 시작한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선 재판 일정을 사실상 마무리, 본격적인 선거 유세에 돌입할 수 있게 된다. 그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판 출석 의무로 상당 시간을 법정에서 보냈다.
법원의 발언 금지 명령도 해제돼 자신의 유죄 판결을 적극 변호할 것으로 예상된다. 머천 판사는 재판 과정에서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배심원, 검찰, 법원 관계자에 대한 발언 금지를 명령했었다. 판결 이후엔 명령이 적용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검사 출신 변호사 마크 베데로우는 폴리티코에 “재갈 물리기 명령 목적은 대부분 법적 절차가 공정하게 진행되고, 배심원이나 증인이 겁을 먹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평결이 내려진 후엔 재갈 물리기 명령 관련 방어적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