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법원은 5일 2007년 이탈리아 교환학생 유학중 영국 여성 룸메이트 살해 혐의 유죄 판결을 받았다가 4년 만에 무죄 석방되었던 미국 여성 아만다 녹스에게 살인사건과 관련되어 기소되었던 모략중상죄 혐의와 관련 재차 유죄 판결했다.
이날 이탈리아 법원은 녹스가 사건 당시 바텐더로 일하던 바의 콩고 출신 주인을 경찰에 살인 용의자로 의도적으로 지목한 사실이 확실하다며 3년 징역형을 확정했다.
녹스는 이 중상 혐의를 최종적으로 벗고자 한다며 미국서 이탈리아로 와 이날 법정에 출두해 8명의 재판부와 배심원단에 억울함을 증언 진술했다.
그럼에도 재판부가 녹스가 무고한 사람을 살인죄 혐의로 경찰에 진술한 사실을 강조하며 3년형을 확정한 것이다.
녹스는 2007년 살인 사건 직후 이탈리아 남자친구와 함께 살인 혐의자로 기소된 뒤 유죄 판결을 받고 2심서 무죄로 뒤집어지기까지 4년 간을 복역했었다. 이 4년 복역이 중상죄 3년형을 이미 실행한 것으로 판단돼 추가 수감은 없었다.
이날 녹스는 기대와는 반대로 징역형이 그대로 유지되는 판결문 낭독 동안 표정이나 감정 변화를 노출시키지 않았다.
17년 전인 2007년 20세의 미국 시애틀 출신 학생 아만다 녹스가 같은 페루자 대학 교환학생인 21세의 영국 여학생 메레디스 커쳐를 사귄 지 1주일 밖에 안 되는 새 이탈리아 남자친구 라파엘레 솔레시토와 함께 살인했는지를 둘러싸고 유럽과 미국 언론이 연일 대서특필로 보도했다.
미국의 젊은 여성 녹스의 자유분방함과 미모가 관심을 증폭시켰다. 또 살해 현장의 잔인함도 호기심을 부추켰다.
녹스와 솔레시토는 검찰의 기소대로 살인 유죄판결을 받아 복역 중 2011년 10월 항소심이 무죄 판결해 극적으로 풀려났다.
이탈리아 재판은 2015년 3월 대법원 무죄 확정 때까지 2번 더 극과 극을 오가며 거의 8년을 끌었다. 이탈리아와 영국 등 유럽에서는 무죄 판결에도 녹스의 유죄를 믿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았다. 여기에는 녹스가 사건 직후 경찰에 끌려가자마자 바의 콩고 주인을 살인자로 모는 진술을 적극적으로 행한 사실이 큰몫을 했다.
녹스는 2015년 이탈리아 대법원이 살인 무죄를 최종 확정할 때까지 미국에만 머물렀다. 재판후 이탈리아 방문은 이번이 두 번째이며 법원 출두는 12년 반년 만에 처음이다.
검찰은 살인 무죄 후 녹스를 중상 혐의로 기소했다. 녹스는 당시 변호사나 통역자 입회 없이 아주 어수선한 상황에서 진술이 이뤄졌으며 결코 주인을 모략중상하지 않았다고 항변해왔다.
유럽과 미국 사람들 간에 녹스의 살인 무죄 여부를 두고 큰 간극이 생겼다. 재판 및 뉴스 추적자들 사이에 이탈리아, 영국의 유럽 대 대서양 너머 미국이라는 양극적 대립 구도가 형성된 것으로 이는 막 생성되기 시작한 소셜 미디어를 통해 기름이 부어졌다.
이탈리아 대법원은 살인 현장에 코트디아브르 출신 남성의 족적과 DNA가 뒤늦게 발견된 사실을 핵심으로 해서 녹스와 남자친구 솔레시토에게 살인 혐의 최종 무죄 판결을 내렸다.
‘녹스 사건’은 영화화되기도 했다. 녹스(36)는 결혼해 두 아이의 엄마이며 이날 이탈리아 법정에 남편과 함께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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