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김광현의 후반기 출발이 좋다. 매우 좋다.
류현진 김광현은 각각 7이닝, 6이닝씩을 소화해내며 선발투수로서의 책임을 다했고, 여기에 무실점 역투로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세인트루이스의 김광현은 17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서 6이닝 3안타 무실점으로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도 6이닝 무실점 역투를 펼친 김광현은 21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고, 평균 자책좀은 3.11에서 2.87로 낮추며 2점대 방어율에 진입했다. 현대 야구에서 1점대 방어율을 기록하는 투수는 한 두명에 불과하다. 2점대 방어율을 기록하는 선수는 특급 에이스로 평가받는 기준이 된다. 자유계약선수를 앞두고 있는 김광현으로서는 어렵겠지만 2점대 방어율을 유지하는것도 중요하다.
이날 승리한 김광현에게 ‘우리선수(our guy kk)’라는 표현도 등장했다.(사진)
참고로 역대 최다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한국인 선수는 박찬호의 33이닝, 류현진의 32이닝에 이어 3번째 기록이다.
특히 김광현은 메이저리그 전체 최고 승률을 기록중인 샌프란시스코를 상대로 두번이나 무실점(7이닝 무실점, 6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것은 좋은 인상을 남기는 데 충분했다.
한편 이날 경기장에는 김광현의 가족들이 방문해 메이저리그에서 던지는 김광현의 모습을 처음 직접 관전했고, 전광판에 소개되며 관중들로 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등장한 ‘우리 광현이’ 때문이다. 당시 아담 웨인라이트나 마이크 쉴트 감독은 “우리 광현이가 잘 버텨주고 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임에도 꾸준히 개인 훈련하고, 한국에 대한 그리움도 클 텐데 혼자 남아 외로운 생활을 이겨내고 있다”고 칭찬한 바 있다.
당시 김광현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첫 해 코로나 팬데믹으로 모든 메이저리그 경기가 중단됐고, 집도 없는 상황에서 장기 렌트한 아파트에서 통역사와 단 둘이 외로운 시간을 보냈었다. 당시 아담 웨인라이트가 개인 훈련을 도우며 ‘우리 광현이가 대견하다’라고 한 바 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류현진은 비로 연기된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18일 더블헤더 경기 1차전에 선발로 등판해 7이닝 3안타 무실점으로 팀의 5-0 승리를 이끌었다.
코로나 사태이후 더블헤더 경기는 7회까지만 치르게 됨으로써 이날 류현진은 7이닝 무실점 완봉투로 기록됐다. 평균자책점은 3.56에서 3.32로 떨어뜨렸다. (류현진은 지난 3년간 시즌을 마친 후 평균자책점이 3점대를 넘어선 적이 없다. 2018년 1.97, 2019년 2.32, 2020년 2.69)
비로 하루 연기된 경기에서 컨디션을 잘 유지해 완봉승을 거둔 류현진은 자기 관리에서도 큰 점수를 받았다. 보통 비로 경기가 하루 연기되면 컨디션 조절과 부상 방지 차원에서 선발 등판을 아예 거르는 선수들도 많다. 그럴 경우 다음날 등판 선수는 그래도 등판하면 되고, 다른 한 경기는 불펜투수들이 나서는 경우가 다반사인데 이날 류현진은 스스로 완봉투를 펼치면서 불펜 투수들에게 완벽한 휴식도 선물했다. 토론토는 이날 더블헤더를 모두 승리하면서 전반기부터 4연승, 후반기 시작과 함께 3연승으로 아메리칸리그 순위다툼에 뛰어들 채비를 마쳤다.
류현진이 완봉투를 기록한 것은 다저스 시절이었던 2013년 시즌 LA 앤절스를 상대로 9이닝 2안타 무실점 완봉승과, 2019년 역시 다저스 소속 마지막해에 애틀랜타를 상대려 9이닝 4안타 무실점으로 두 번째 완봉승을 거둔바 있다. 비록 이날 7이닝 완봉승이지막 2년 2개월만에 스스로 게임을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책임졌다.
류현진은 2회 선두타자에게 3루타를 허용했지만 삼진 2개를 포함해 무실점으로 막아낸 것이 유일한 위기였다.
류현진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체인지업과 직구 구속이 모두 나아졌고, 팔 각도를 조절한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류현진은 전반기 후반에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후반기 제1선발을 로비 레이 에게 내주며 자존심이 상했다. 2선발로 출발했지만 완봉승으로 누가 에이스인지를 스스로 증명해 냈다.
하지만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텍사스가 메이저리그 전체 최약체 팀으로 분류되어 있는 만큼 만족하기에는 이르다.
일정상 다음 등판은 뉴욕 메츠와 보스턴 레드삭스의 경기에 선발로 나서게 된다. 내셔널리그 서부조 선두를 달리는 뉴욕 메츠와 아메리칸리그 동부조 선두를 상대로도 호투를 펼쳐야 한다.
<이준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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