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 대법원이 1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20년 의회폭동 선동을 통한 선거 방해 혐의에 대해 면책특권을 일부 인정한데 대해 민주당 중진을 포함한 의원들이 일제히 반대하고 나섰다.
CNN에 따르면 민주당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대법원의 이번 판결에 대해 “오늘은 미국에게 슬픈 날이고, 우리 민주주의에 있어서 슬픈 날”이라고 밝혔다.
슈머 원내대표는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우리 사법 시스템의 기본은 누구도 법 위에 있을 수 없다는 것”이라면서 “반역이나 반란 선동은 대통령에게 부여된 헌법상의 핵심 권한으로 간주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판결은 트럼프가 직접 임명한 3명의 법관으로 구성된 ‘마가 스코투스(MAGA SCOTUS)’의 불명예스러운 결정”이라면서 “전 대통령은 법을 어겨 우리의 민주주의 약화시켰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내에서 대표적 좌파로 꼽히는, 미 의회 진보당원대회 대표인 프라밀라 자야팔 하원의원은 이번 판결을 ‘재앙적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자야팔 의원은 대법원을 ‘극우 대법원’이라 칭하며, “대통령이 자신의 직위를 범죄 목적으로 이용하려 할 경우, (이를 막을 수 있는) 책임을 대폭 약화시켰다”고 맹비난했다.
프레데리카 윌슨(민주·플로리다) 의원도 “대법원은 법에 따른 평등한 정의를 옹호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윌슨 의원은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임명한 법관 3명이 이번 판결에서 트럼프의 편을 들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반면 하원 공화당 스티브 스칼리스 원내대표는 대법원의 판결에 환영을 표명했다.
스칼리스 원내대표는 “대법원은 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던 대통령의 공적 행위에 대해 기소할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법무부를 무기화하는 것은 터무니없고 위헌적이며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법원은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20년 대선 결과 전복 시도 혐의 관련 면책 특권에 대해 찬성 6, 반대 3으로 가결했다. 구체적으로 “공적 행위에 대해선 면책 특권이 있으나 비공식적인 행위에 대해선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의 이번 판결로 오는 11월 대선 전 이 사건과 관련해 재판을 시작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