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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걸음질 치는 여 전대…비전·정책·반성 ‘3무’에 비방·권력다툼·줄세우기

2024년 07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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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왼쪽부터), 원희룡, 윤상현, 나경원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들이 12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7·23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두고 비전과 정책, 반성은 없고 비방과 권력다툼, 줄세우기만 있는 ‘3무(無) 3유(有)’라는 평가가 나온다. 총선 참패 반성을 토대로 이를 극복할 비전을 제시하기는 커녕 자해극 수준의 내부 충돌 양상만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전당대회가 열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당권주자 간 진흙탕 싸움은 계속되고 있다. ‘대세론’을 등에 업은 한동훈 후보가 초반에 쥔 승기를 놓치지 않자, ‘뾰족수’가 없는 후발주자들이 네거티브 공세를 더 강화하고 있다. 남은 기간 이전투구 양상이 더 심해질 수 있는 것이다.

당내에서는 이번 전당대회가 친윤(친윤석열)·친한(친한동훈)계의 계파 대결 구도로 흘러가면서 “자칫 전당대회가 끝난 이후에 당이 둘로 쪼개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 후보가 당권을 잡을 경우 기존 당내 주류였던 친윤계와 화학적 결합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나아가 현재 전당대회 국면에서 제기되는 각종 의혹들이 한 후보가 당 사령탑에 오른 이후를 견제하기 위한 장치들이라는 말도 돈다. 그만큼 양측의 신경전이 뜨겁다. 이번 전당대회를 ‘이전투구’, ‘진흙탕싸움’에 빗대는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로 지난달 25일 전당대회 후보 등록 이후 약 2주 기간 동안 ‘배신의 정치’, ‘김건희 여사 문자 무시 논란’ 등을 두고 거친 네거티브 공방만 오갔다. 최근 들어서는 발언의 수위가 더 높아졌다. 원 후보는 한 후보를 향한 사적 공천, 여론조성팀 운영, 김경율 회계사의 금융감독원장 추천 의혹 등을 연달아 제기하면서 한 가지라도 사실이면 사퇴하라고 몰아붙였다.

한 후보는 이를 ‘노상방뇨’에 빗대면서 “거짓 마타도어 구태정치”라고 비판했다.

급기야 지난 11일 TV토론회에서는 ‘색깔론’ 논쟁까지 불거졌다.

원 후보는 “보수를 잠식하면서 진영을 재편하기 위한 누군가의 큰 그림 속에서 아이돌로 내세워진 게 아닌가. 강남좌파인가”라고 꼬집었고, 한 후보는 “원 후보야말로 운동권 출신 아닌가”라고 쏘아붙였다.

이처럼 상황이 심각해지자 당 지도부와 선거관리위원회가 중재에 나섰다.

선관위는 전날 원희룡·한동훈 후보에게 ‘주의 및 시정명령’ 제재 조치 공문을 발송했다. 당헌당규에 있는 후보자의 공정경쟁 의무 등을 어겼다는 이유에서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남은 전당대회 기간만이라도 자폭·자해 전당대회라는 지적이 사라지고 당원이 자랑스럽고 뿌듯해하는 후보자 간 경쟁무대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당권을 차지하기 위한 계파간 충돌과 줄세우기 양상으로 전대가 흐르면서 저출생 극복 방안, 연금개혁 등 주요 정책 이슈는 흔적도 없이 묻혔다. 총선 참패를 반성하고 미래로 나아갈 비전 제시 역시 찾아보기 힘들다.

한동훈(오른쪽), 원희룡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12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권영진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당초 이번 전당대회가 총선 책임론에서 출발한 것이고, 새로 들어설 지도부에게는 당 쇄신이라는 쉽지 않은 임무가 주어진다는 점에서 이를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많다.

한 중진 의원은 13일 뉴시스와 통화에서 “근거 없는 이야기를 가지고 상대를 공격하는 마타도어는 옳지 않다. 이는 당에도 대통령실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스스로 지지율을 깎아 먹는 상황이 나오는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

당분간 비방전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나·원 후보 측 모두 1차 투표에서 과반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결선 투표로 갈 경우 한 후보와 승부를 겨뤄볼 수 있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즉, 현재 이들의 첫 목표는 한 후보의 과반 득표를 막는 것이다.

최근 지지율이 떨어진 원 후보의 입장은 더욱 복잡하다. 친윤계 후보로 불리는 상황에서 나 후보에게 밀리게 되면 용산 대통령실에도 부담이 될 수 있는 탓이다. 활용할 수 있는 카드는 모두 꺼내 들 수 있다는 뜻이다.

최근 여론조사를 결과를 보면 전당대회 중반 판세는 1강(한동훈)·2중(나경원·원희룡)·1약(윤상현) 구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특히, ‘김건희 여사 문자’ 논란 이후 진행된 조사에서 한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9~11일 전국 만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층(344명)과 무당층(220명)을 대상(표본오차 ±4.1%포인트(p))으로 했을 때 한 후보에 대한 선호도는 45%로 가장 높았다. 이어 나경원 후보 15%, 원희룡 후보 12%, 윤상현 후보 3%였다.

한 후보의 지지율은 지난 조사(6월25~27일)와 비교해 7%p 올랐다. 국민의힘 지지층(347명)으로 대상을 한정하면 한 후보의 지지율은 57%로 과반을 넘는다. 이 조사는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 추출해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응답률은 11.2%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축제의 장이 돼야 할 전당대회가 오히려 당을 어렵게 만드는 건 아닌지 걱정”이라며 “이제라도 상대방 비난은 멈추고 비전을 보여주는 전대로 가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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