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방콕 중심부의 그랜드 하얏트 에라완 방콕 호텔에서 16일 베트남과 미국 투숙객 6명이 시신으로 발견됐으며, 방콕 경찰은 이들 모두의 혈액에서 청산가리의 흔적이 발견됐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은 숨진 6명 중 1명이 투자 실패 문제로 다른 사람들을 독살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숨진 6명은 15일 오후 호텔 방으로 음식 룸서비스 배달 때 마지막으로 목격됐었다. 직원들은 한 여성이 음식을 받았다고 말했다. CCTV 카메라에는 나머지 여성들이 곧 1명씩 도착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다른 방문객은 없었고, 아무도 방에서 나오지 않았으며, 문은 잠겨 있었다. 16일 오후 그들이 체크아웃하지 않자 룸메이드 여성이 방문을 열고 이들이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태국 경찰 법의학 책임자 트라이롱 피우판은 경찰이 방에 있던 컵과 보온병에서 청산가리 흔적을 발견했으며, 부검 결과 이들 모두의 혈액에서 청산가리가 검출돼 이들이 독살됐음을 확인해 주었다고 말했다.
티티 상사왕 방콕 경찰서장은 사망자들은 베트남계 미국인 2명과 베트남 국적자 4명이며, 남성과 여성이 각 3명씩이라고 밝혔다. 노파신 푼사왓 방콕 경찰차장은 숨진 6명의 나이는 37세에서 56세 사이라며, 이 사건은 개인적인 것으로 보이며 관광객들의 안전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파신 차장은 희생자들의 친척들로부터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사망자 중 한 부부가 일본에 병원을 짓기 위해 다른 2명에게 1000만 바트(약 3억8000만원)을 투자한 것이 범행 동기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투자 문제 해결을 위해 만나고 있었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경찰은 숨진 6명 중 한 명이 나머지 5명을 죽이고, 자신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지만, 그 용의자가 누구인지는 말하지 않았다.
티티 경찰서장은 16일 시신 4구는 거실에, 2구는 침실에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그들 중 2명이 문을 열려고 했지만 열지 못하고 쓰러졌다고 말했다.
스레타 타비신 총리는 “이 사건과 관련해 베트남과 미국 대사관으로부터 연락이 왔고, 미 연방수사국(FBI)이 태국으로 오고 있다고 말했다.
시신이 발견된 초기에는 집단적인 극단 선택으로 의심됐었지만, 트라이롱은 희생자 중 일부는 가이드 및 운전기사 등 여행을 준비 중이었기 때문에 집단 극단 선택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시신들이 한군데 모여 있지 않고 각기 다른 방에서 발견된 것도 그들이 일부러 음독을 통해 죽으려 한 것이 아님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한편 태국에서는 2023년 사라랏 랑시우타포른이라는 여성이 자신에게 돈을 빌린 후 갚지 않은 14명을 수년에 걸쳐 청산가리로 독살하는 사건이 발생, 충격을 주었었다. 그녀의 범행은 독살 대상이던 15번째 피해자가 죽지 않고 살아나면서 밝혀졌었다. 이 사건으로 사라랏은 태국 최초의 연쇄살인범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