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일어나보니 집 앞에 심어져 있던 정원수 10여 그루가 뽑힌 흔적만 남긴 채 사라졌어요.”
샌퍼난도 밸리 지역에서 거주하는 한인 A씨는 지난 19일 오전 출근을 하려 문 밖을 나서다 기 막힌 장면을 목격했다. A씨가 2개월전 집 앞에 심어 놓았던 정원수 15그루가 뿌리 채 뽑혀 사라지고 없었던 것.
15그루의 정원수가 뿌리째 뽑혀 사라진 자리에는 깊은 웅덩이들만 패여 있었을 뿐 나무들은 흔적 없이 사라지고 없었다.
이 나무들은 A씨가 2개월 전 홈디포에서 구입해 도로에 접한 문 앞에 펜스를 대신해 심었던 것들로 2미터 높이로 자라고 있었던 작지 않은 나무들이었다.
A씨는 “전날 밤까지도 멀쩡하게 서 있었던 나무들이 자고 일어나니 사라져버렸다”며 “누군가 새벽에 트럭을 가져와 뽑아간 것 같다. 묘지 동판까지 훔쳐간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집 앞에 심어 놓은 나무까지 도둑을 맞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허탈해 했다.
최근 LA에서는 절도범들이 기승을 부리면서 밤새 묘지를 파헤쳐 묘비 동판을 훔쳐가는 일들이 빈발하고 심지어 공원에 세워져 있는 커뮤니티 명패까지 훔쳐가는 황당한 절도 사건도 발생하고 있다.
A씨는 “미국 생활을 한 지 30년이 됐지만 요즘처럼 강도나 절도가 기승을 부리는 일은 경험해보지 못했다”며 “15그루나 되는 정원수를 트럭을 동원해 훔쳐갈 정도로 대담하게 절도 행각을 벌이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 더 큰 피해를 당하지 않을까 불안함을 떨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미국 이민생활 30여년 만에 나무 도둑까지 당한 A씨는 경찰 신고도 하지 않기로 했다.
A씨는 “집 밖에 심어놓은 나무를 도둑 받았다고 하면 경찰이 관심이나 가져 주겠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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