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캘리포니아 주의 개빈 뉴섬 주지사가 25일 노숙자들의 텐트 촌들을 강제 철거하라는 긴급 명령을 주 공무원들에게 내렸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번 행정 명령은 주 정부의 각 부서와 주 정부 관련 기관들에게 주 정부 소유의 공유지에 있는 노숙자 텐트촌을 인도주의적, 인권 존중의 방식을 통해서 시급히 철거하라는 내용이다.
특히 철거 전에 노숙자들에게 이를 통보하고 수용 시설에 입소를 권유하는 등 반드시 신중한 단계를 거쳐서 이를 실시하도록 명령했다고 뉴섬 주지사실은 언론 보도문을 통해 밝혔다.
거의 4000만 명의 인구가 거주하는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수 십년 동안에 걸쳐서 노숙자 대란으로 위기를 겪어왔다.
2023년의 어떤 특정일의 야간 조사에서는 무려 18만 명의 주민들이 노숙자 생활을 경험했다고 응답했고 그 중에서 12만3000명은 아예 주거 공간이 없는 진짜 거리의 노숙자였다.
그들은 텐트나 트레일러 차량, 개인 차량을 숙소로 삼아 캘리포니아 전역에 흩어져 살고 있다고 주지사실은 밝혔다.
뉴섬주지사는 “이번 행정 명령은 주 공무원과 관련 대행 기관들이 위험한 노숙자 촌을 긴급 철거할 수 있도록 내린 것이다. 그 안에 살고 있는 개인들에 대해서는 지원을 해 주도록 지시했다. 주 정부 뿐 아니라 각 도시와 카운티 행정부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철거를 진행 하도록 했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그러면서 그 동안에도 길거리에 방치된 노숙자들을 위해 주 정부가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이제는 더 이상 변명의 여지가 없이 철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노숙자 텐트촌은 집 없는 개인 노숙자가 극한 기후와 화재, 범죄와 약탈에 노출된 채 기본적인 생필품도 없이 건강과 안전을 해치며 살고 있는 위험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 반드시 없애야만 한다고 그는 말했다.
게다가 이웃 주민들이나 거리의 상가에도 보행 불편과 조망권 침해 등 피해가 가며 도시의 청결과 공원의 가용성을 악화시키고 물공급 등 공공 서비스에도 지장을 주고 있다고 뉴섬 주지사는 행정 명령서에도 밝혔다.
뉴섬 주지사는 그 동안 주 정부가 노숙자 주거문제 해결을 위해 역대급 투자와 보조금 지급을 해왔으며 여러 군데의 관련 기관과 대행 업체들에게 240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다고 말했다. 노숙자 텐트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식수 등 기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수 십억 달러가 들어갔다고 했다.
그 덕분에 2022-2023 회계연도에는 노숙자 16만 5000명을 구제해 임시 주택이나 영구 거주처로 옮길 수 있었다고 그는 보도자료에서 밝혔다.
이번 행정 명령이 가능했던 것은 몇 주일 전에 미 대법원에서 지자체와 지방 정부기관들이 사람들이 공공장소를 점유하고 잠을 자는 것을 막고 이들을 이동시킬 권한을 가지고 있다는 판결을 내렸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주는 2023년 1월 기준으로 약 18만 1399명의 노숙자가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2022년보다 5.8% 늘어난 것이라고 지난 해 12월 미국 주택·도시개발국이 발표한 바 있다.
이 발표문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는 전국의 노숙자 가운데 가장 많은 28%의 노숙자 인구를 가지고 있어, 다른 50개 주와 워싱턴 D.C.의 노숙자들에 비해서 훨씬 많은 사람들이 거리에서 잠을 자고 있다.
<박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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