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과 예술의 도시’ 파리에 성화가 타오르며 제33회 하계올림픽의 막이 올랐다.
2024 파리올림픽이 27일 오전 2시30분 프랑스 파리 트로카데로 광장에서 개회식을 갖고 17일 간의 열전에 돌입했다.
100년 만에 다시 파리에서 펼쳐지는 ‘지구촌의 축제’는 ‘완전히 개방된 대회(Games Wide Open)’라는 슬로건 아래 열린다. 코로나19 유행이 종식된 후 처음으로 개최되는 올림픽으로, 모두에게 활짝 열린 대회이자 모든 사람이 일원이 된다는 뜻이다.
선수단은 85척의 다양한 크기와 디자인의 보트를 타고 파리 센강을 따라 수상 행진을 벌였다. 석양 대신 장대비가 쏟아졌지만 선수들은 웃음을 잃지 않고 밝은 인사를 건넸다.
파리의 식물원 근처 오스테를리츠 다리를 출발한 보트는 에펠탑 인근 트로카데로 광장까지 6㎞구간을 이동하며 주요 명소인 노트르담 대성당, 파리시청, 루부르 박물관, 오르세 박물관, 콩코르드 광장, 그랑팔레 등을 지났다.
강변에 설치된 관중석을 채운 10만명 외에 강변에서 선수들의 이동을 지켜보는 인파까지 몰려 30만명이 넘는 인원이 전례없는 개회식을 함께했다.
한국은 프랑스 알파벳 순서에 따라 48번째로 등장했다. 남자 기수 우상혁(육상)과 여자 기수 김서영(수영)이 커다란 태극기를 흔들며 50여명의 선수단이 등장했다. 이때 장내 아나운서가 한국을 북한의 명칭인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로 소개하는 황당한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이후 8년 만에 하계올림픽에 참가하는 북한은 153번째로 입장했다.
2032년 브리즈번 대회를 여는 호주가 203번째, 2028 로스앤젤레스 대회를 개최하는 미국이 204번째로 선보였다. 개최국 프랑스는 마지막 순번인 205번째로 모습을 드러냈다.
선수단 입장 사이사이에는 프랑스 문화, 예술을 담은 다양한 공연이 펼쳐졌다.
팝스타 레이디 가가가 프랑스 가수 지지 장메르의 ‘깃털로 만든 내 것’을 부르며 공연의 서막을 열었고, 역동적이고 흥겨운 춤인 캉캉으로 이어졌다.
3시간 여 진행된 선수단 입장이 마무리되고, 트로카데로 광장에서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축사에 나섰다.
바흐 위원장은 “마침내 우리는 이 위대한 순간을 맞이하게 됐다. 2024 파리 올림픽에 오신 여러분을 환영한다”며 “완전히 개방된 대회를 개최함으로써 우리의 어젠다 개혁에 힘을 실어줬다. 우리 모두는 함께 포용하고, 도시와 가깝고, 지속가능한 올림픽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파리 올림픽은 사상 최초로 같은 수의 남성과 여성 선수가 참가하는 양성 평등을 실현한 대회”라며 새로운 장을 연 파리 올림픽을 축하했다.
이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대회를 선언했다.
그러자 다시 개회식은 성화 봉송으로 이어졌다. 선수단이 입장하는 동안 성화를 들고 파리 이곳 저곳을 누볐던 가면을 쓴 인물이 무대에 등장해 다시 나타난 지단에게 성화를 돌려줬다.
이후 세계의 스포츠 스타들이 성화 봉송에 가담했다. 지단은 남자 테니스 라파엘 나달(스페인)에게 성화를 넘겼다. 나달은 세레나 윌리엄스(미국·테니스), 칼 루이스(미국·육상), 나디아 코마네치(루마니아·체조)와 함께 보트를 타고 이동했다.
이어 프랑스 스포츠 스타들에게 성화가 전달됐다. 아멜리 모레스모(테니스)가 받아든 성화는 토니 파커(농구), 미카엘 기구(핸드볼) 등을 거쳐 최종 점화자인 마리 호세 페렉(육상)-테디 리네르(유도)에게 전달됐다. 이들이 열기구 형태의 성화대에 불을 붙이자, 열기구가 하늘로 떠올랐다.
파리 하늘이 성화로 붉게 타오르는 동안 팝스타 셀린 디옹이 프랑스 국민 가수 에디트 피아프의 ‘사랑의 찬가’를 부르며 개회식의 대미를 장식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 21개 종목에 선수 143명이 출전한다. 금메달 5개 이상, 종합 순위 15위권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