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미 대통령의 민주당 대선 후보 사퇴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후보 지명으로 대선 경쟁이 100일 동안이라는 단기간에 빠르게 진행되는 일정이 해리스 부통령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핵심 경합지역인 펜실베이니아 주의 투표는 9월 중순부터 시작한다.
해리스 부통령의 선거 유세가 토론회 등의 검증 절차를 생략한 채 폭발적인 탄력을 받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는 이에 적응하느라 애를 먹고 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선거 책임자였던 매튜 다우드는 “선거 기간 단축이 해리스에게 크게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공화당이 바이든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민주당 대선 후보를 몇 년 동안 공격하면서 “(본격 유세가 시작되는) 노동절 즈음(올해는 9월2일)에는 판세가 분명해졌지만 해리스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단축된 선거 일정으로 트럼프 진영은 이미 몇 달 동안 준비해온 작업을 포기하고 59살의 젊고 정력적인 흑인 겸 남아시아 여성 후보를 상대해야 한다.
바이든이 늙고 정신이 없다고 조롱해온 트럼프는 지난주 흑인 언론인 앞에서 해리스 후보의 인종 정체성을 문제 삼는 헛발질을 했다. 그는 이 주장을 지난 3일 애틀랜타 유세에서도 반복하면서 해리스가 “급진 좌파 광신도”라고 공격했다.
미국과 달리 다른 나라에서는 대선 유세 기간이 길지 않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법에 6주로 정해진 선거 유세를 통해 지난달 총리가 됐다. 트럼프는 2020년부터 대선 출마를 공식화했고 바이든은 지난해 4월 재선 출마를 발표했었다.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후보 예비 경선에 불참했기 때문에 트럼프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경쟁자를 맞이하게 됐다. 해리스 부통령은 동료 민주당 예비후보들의 공격을 받지 않아 약점도 거의 노출되지 않았다. 해리스는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뒤에도 아직 주요 언론과 인터뷰도 하지 않고 있다. 해리스는 유권자들에게 트럼프에 대한 바이든의 열세라는 문제 상황에 대한 해결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물론 예비 선거를 거치지 않으면서 검증과정이 생략된데 따른 위험도 있다. 해리스 후보가 자신을 선명하게 내세우는데 필요한 충분한 시간도 부족하고 부통령 초기 실수를 만회할 시간도 부족한 것이다.
그러나 최소한 이번 달만큼은 해리스 후보에게 유리한 각종 계기들이 많다. 임박한 러닝메이트 선정, 오는 19일 민주당 전당대회 등에서 언론의 집중 관심을 받게 될 것이다.
해리스 후보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선전하고 있다. NYT/시에나대 여론조사에서 지난 2월 36%였던 호감도가 지난달 46%로 뛰어올랐다. 트럼프에 대한 암살시도가 있은 지 2주 뒤 실시된 이 조사에서 트럼프에 대한 호감도는 역대 여론조사에서 가장 높은 48%였다.
공화당 자문위원이면서 트럼프에 반대하는 마이크 머피는 “해리스가 바이든으로 인한 우려를 해소했다”면서 “트럼프가 바이든 공격할 때처럼 쉽게 대응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해리스가 미래를 대변하는 후보로 자리매김하면서 트럼프는 과거 미국의 잔재라는 입장이 됐다. 해리스에게 매우 유리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