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방학을 맞아 LA를 방문한 뒤 한국으로 돌아간 여행객들에게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노숙자다.
LA를 9박 10일 일정으로 찾아 아무것도 모르고 다운타운에 인근에 숙소를 잡았던 대학생들은 기겁을 했다.
이상민씨는 “첫날 공항에서 내려 공사 현장을 지나 우버를 나눠 타고 숙소로 오자마자 기겁했다”고 말했다.
에어 비 앤비 주택 앞에 있는 노숙자들을 피해야 했으며, 우버에서 내리는 데 거리에서 소리를 치고 있는 웃통을 벗고 있는 사람들 때문이었다.
거리에 대한 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도 있지만 제대로 해도 이런 상황을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이들은 일단 밖에 나갔다 들어온 뒤 개인 행동은 하지 않았으며, 될 수 있으면 단체로 행동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거리 어디를 가도 텐트촌이 형성돼 있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도 쉽지 않았다.
첫날 지하철과 버스를 타고 LA의 랜드마크를 돌아볼 계획으로 여기저기 돌아다녔지만 버스도 지하철도 늘 옆자리에는 노숙자나 이상한 사람이 타고 있었고, 정류장에도 늘 건장하고 무서운 노숙자들이 있어 겁이 났다고 밝혔다.
헐리우드를 갔을 때는 구걸하는 사람들로 걷기가 편하지 않았고, 인앤아웃에서는 긴 줄도 마다하고 맛을 보고 싶었지만 햄버거를 사고 난 뒤 야외 테이블에 앉았을 때에는 노숙자들의 시선이 두려웠다고 밝혔다.
이후 이들은 대중교통을 포기하고 우버만을 이용하기로 했다. 여행경비는 엄청나게 불어났지만 사건에 휘말릴 수 있다는 두려움에 비상금을 모두 털어 교통비에 사용했다.
이들은 한국 마켓을 이용하기 위해 방문한 가주마켓 앞에서 텐트를 치고 쇼핑객들을 빤히 쳐다보는 노숙자들을 보고 다시 마켓 안으로 들어가 우버가 도착할 때 까지 대기했고, 다운타운 LA 라이브에서는 길거리 노점상들로 인해 여기가 LA 인지 시장골목인지 혼동될 정도 였다고 말했다.
성지영씨는 “그나마 다행인게 예전에는 공영방송 등 공중파에서 헐리우드, LA 등등을 소개할 때 아름다운 모습들만 소개해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고 말하고, “사람들이 자주 보는 지구촌 세계여행 등 다큐멘터리 등에는 정말 LA를 가보고 싶은 곳으로 소개한다”고 말하고는, “최근 미국 여행을 계획하고, 유튜브 등을 찾아보니 LA가 노숙자 천국이며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영상이 많아 마음의 준비를 하기는 했는데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이들의 여행의 정점은 해변이었다.
베니스 비치를 찾은 이들은 해변 거리가 잘 되어있고, 다양한 문화와 길거리 전시품, 수공예품 등을 볼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거리를 찾았다.
베니스 비치에 도착하자마자 이들은 코를 찡그렸다.
도로를 가득 메운 마리화나 냄새(이것이 마리화나 냄새라는 것은 우버 기사를 통해 알았다)에 정신이 혼미할 정도고, 무서운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말을 거는 것도 겁났고, 심지어 한 친구는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남성에 치였지만 오히려 미안하다고 말해야 했다고 밝혔다.
해변에는 온갖 쓰레기가 가득했고, 해변이니 옷을 벗은 것 까지는 이해한다고 해도 여기저기 널부러져 있는 사람들은 보기 좋지 않았다고 이들은 밝혔다.
베니스 비치의 실수를 만회하고자 LA를 상징하는 바닷가 산타모니카를 갔는데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그나마 말리부가 낫다는 우버 기사의 조언이 있었지만 교통편이 불편해 갈 수 없었다며 아쉬워 하기는 했다.(말리부 지역까지 가면 우버비가 크게 상승했다고 덧붙였다”
함께 여행 온 서준영씨는 “정말 LA가 극과 극의 모습을 지니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하고, “최고의 시설들이 있는가 하면 바로 건물을 돌아가면 노숙자들이 낄낄 거리며 이를 조롱하듯 쳐다보고 있다”며 “LA에 시설들을 제외하고 거리나 공원 등 야외에서는 마음 편했던 곳이 한 곳도 없었던 거 같다”고 밝혔다.
서씨는 “비싼 물가는 둘 째치고 여행을 하면서 이렇게 무섭고 사고 우려가 컸던 적이 없었던 거 같다”고 말하고, “여행 전에는 부모님에게 미안하고, 나중에 다 같이 오자고 했지만 미리 왔다가는게 정말 잘 한 거 같다”고 밝히고, LA는 오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LA로 여행온 대학생들이 LA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으로 꼽은 것은 ‘노숙자’였다.
이지영씨는 “한국에서 캠핑이 굉장히 유행이기 때문에 거리에 곳곳에 텐트가 쳐져 있어서 순간 캠프가 잘 발달된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하고, “정말 이 정도는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하고, “이동중에 옷을 벗고 텐트안에 누워있던 한 노숙자의 잔상이 지워지지 않아 매우 역겹다”며 LA에 대한 인상을 밝혔다.
한국에서 여행 온 학생들은 H대 학생들로 국제대회를 그렇게 많이 하고, 전세계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오는 대도 낙후한 LAX에 대한 비판도 끊이지 않았다. 어쩌면 인천국제공항 때문에 공항에 대한 기준점이 너무 높아진 것일 수도 있다.
한편 LA 관광국은 LA를 방문한 방문객은 코로나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되살아 났다고 밝혔다. 올해 LA를 방문할 관광객들은 5천 만명을 넘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2023년 LA를 찾은 관광객들 가운데 26만 9천여명의 한국관광객들이 방문해 5위를 기록했다.
<박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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