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6만 명 규모의 미국 중서부 한 소도시가 때아닌 폭탄 테러 위협에 노출됐다. 공교롭게도 대선 주자인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이민자에 관한 루머를 퍼뜨린 직후다.
ABC와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12일 오전 오하이오 스프링필드에서 폭탄 테러 위협으로 경찰 당국이 대응에 나서는 사건이 발생했다.
발단은 한 이메일이었다. 시 주요 기관과 언론 매체에 폭탄 테러 위협이 담긴 이메일이 들어와 시청을 비롯한 주요 기관이 폐쇄·대피에 나선 것이다.
시 당국은 오전 8시24분께 해당 메일을 확인했다며 예방적 차원에서 시청을 비롯한 주요 건물에서 대피 조치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현재 현지 법 집행 당국이 이 사건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한다.
단순한 해프닝으로 볼 수도 있지만, 이번 사건은 트럼프 후보가 TV토론에서 스프링필드를 두고 온라인 루머를 확산한 직후 벌어져 더욱 이목을 끌고 있다.
트럼프 후보는 당시 토론에서 “스프링필드에서 개들이 개를 먹는다. 유입된 자들이 고양이를 먹는다. 그곳 주민들의 반려동물을 먹는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는 토론을 앞두고 온라인에 퍼진 루머를 언급한 것인데, 토론 진행자가 신뢰할 만한 정보가 없다고 정정했음에도 트럼프 후보는 “밝혀낼 것”이라며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롭 루 스프링필드 시장은 WP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 발단인 협박 메일에 “우리 공동체의 이민자를 향한 증오의 언어가 사용됐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스프링필드는 도움이 필요한 공동체”라며 국가 지도자급 인사들이 공동체를 해치는 행위를 하는 대신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트럼프 후보는 이날 애리조나 유세에서도 911 신고 기록을 언급하며 미국 유입 이민자들이 마을 공원의 거위를 잡아먹거나 개를 훔쳐 먹는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