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이 넷플릭스 예능 프로그램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이하 ‘흑백요리사’)의 심사위원 안성재 셰프의 인생 여정을 조명했다.
17일 CNN은 “그는 이라크에서 미군과 함께 복무했다. 지금은 아시아 최고의 셰프 중 한 명이자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심사위원이다. 이라크의 전쟁터에서 미쉐린 스타 셰프, 넷플릭스 인기 프로그램까지 그의 여정은 일반적인 것이 하나도 없다”며 안 셰프를 소개했다.
안 씨는 “우리는 ‘아메리칸드림’을 쫓아 한국에서 온 이민자 가족이었다”며 “우리는 영어도 모르는 상태로 미국에 도착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청소년 시절에만 해도 요리와 거리가 멀었고 남들처럼 대학에 진학했다. 여행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미군에 자원입대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입대했다.
4년이 넘는 복무 기간 동안 주한미군을 거쳐 9·11 사태 이후에는 중동으로 파견됐다. 2002년 후반 그는 포병대 소속으로 1년간 이라크 바그다드에 파견됐고, 폭탄과 무기를 제거하는 임무를 맡았다. 2003년 사담 후세인이 발견된 벙커에도 투입됐다.
안 셰프는 “이라크전 파병을 자원했을 때 ‘왜 그런 미친 짓을 하느냐’고 다들 물었다”며 “나는 할아버지와 아버지 친지들로부터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에 대해 듣고 자랐다. 이라크 전쟁은 전쟁을 경험할 유일한 기회였다”고 설명했다.
당시 군 생활에 대해 안 셰프는 “눈이 뜨여지는 경험”이라며 “4년간 군 경험은 내 생에서 가장 좋았던 순간 가운데 하나고, 가장 흥미로웠다”고 떠올렸다.
군을 제대한 그는 포르셰 정비공이 되려고 했다. 레이싱카를 사랑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비공 훈련을 시작하기 2주 전, 캘리포니아에 있던 요리학교 ‘르 코르동 블뢰’에서 근무하던 셰프들과의 만남이 그의 인생 방향을 바꿔 놓았다.
그는 그 학교가 어떤 곳인지 전혀 몰랐지만, 셰프 등과 입학 상담을 한 그는 단숨에 요리에 매료됐다. 그는 지금도 요리학교에 입학하기로 한 결정을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다.
안 셰프는 “뒤를 돌아본 적도, 후회한 적도 없다”며 “이제는 내가 포르셰를 몰기 때문에 괜찮다”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학창 시절 학교가 끝나면 가족이 운영하는 중국 식당에서 주방 일을 도왔던 그는 요리 학교를 졸업한 뒤 미슐랭 스타를 받은 ‘프렌치 런드리’와 ‘베누’ 등에서 경력을 쌓았다.
2015년 그는 미국적 풍미와 한국적 전통을 결합한 요리를 내세운 ‘모수 샌프란시스코’를 개업했고, 1년 만에 미슐랭 스타를 받았다.
안 셰프는 거기에서 만족하지 않고 또 다른 도전에 나섰다. 2017년 한국에 돌아와 ‘모수 서울’을 연 것. 그는 “매우 기뻤지만 해야 할 일이 더 많다는 걸 깨달았다”며 “고국으로 돌아와 한국의 토착 재료, 한국 문화 유산을 활용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특정한 요리 스타일에 얽매이지 않고 항상 다양한 시도를 추구한 끝에 2022년 모수 서울은 미슐랭 3스타를 받았다.
흑백요리사 출연 이후 그는 갑작스러운 유명세에 종종 불편함을 느낀다고 한다. 백종원과 함께 심사위원을 맡은 그는 섬세하면서도 날카로운 심사평으로 주목받았다.
안 셰프는 “나는 정확하고 논리적이고 주의 깊게 말하고자 한다. 그들이 내가 말하는 바에 의존하기 때문”이라며 “나는 연기한 적이 없고, 나 스스로이고자 했다. 나는 참가자들의 용기에 경의를 표했으며, 그들을 격려하고자 했다”고 전했다.
또 “전세계가 한국 문화와 음식, 파인다이닝에 매혹되고 있다”며 “한때 서울은 지나가는 경유지였지만 이제는 종착점이 되고 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관련기사 안성재 셰프 통마늘 라면까지…미 Gen Z 라면에 푹 빠져
관련기사 K콘텐츠, 영화·시리즈 모두 1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