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시리즈 4차전 경기에서 “과연 다저스는 100% 전력을 다했나?” 라는 의구심도 드는 것이 사실이다.
다저스는 29일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시리즈 4차전 경기전에 불펜데이를 선언하고, 선발로 벤 캐스패리어스를 내보냈다.
캐스패리어스의 구위로 1이닝 무실점이면 대성공이라는 평가속에 2이닝 1실점으로 나름 선방했다. 하지만 두 번째 투수로 대니엘 허드슨이 출격했을 때 다저스 팬들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이길려는 마음이 없다” 혹은 “볼펜을 아끼고 있다”는 느낌이 강했다.
허드슨이 워싱턴 시절 월드시리즈 우승을 경험했다고는 하지만 지금은 37세 노장이다. 결국 허드슨은 만루홈런을 얻어맞고 1이닝 4실점으로 만신창이가 된 채 마운드를 내려왔다.
그리고 세번째 투수로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선택한 투수는 랜든 낵이었다.
물론 기회를 줘야하고, 월드시리즈까지 온 만큼 실력을 인정한 투수다.
그렇지만 낵은 지난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2차전 뉴욕 메츠와의 경기에서 2회 마운드에 나와 2이닝동안 5안타 5실점을 기록한 불안한 투수였다.
그런 낵이 4이닝동안 2안타 1실점을 하면서 기대 이상의 호투를 이어간 것은 남은 월드시리즈 경기에서 한 두 타자 상대로 가능성을 보여준 오늘 성과 중 하나였지만 모험이었다.
4차전에서 승부를 결정지을 예정이었다면 로버츠 감독은 이런 모험을 선택했을까?
그리고 마지막 8회 마운드에 오른 투수는 브렌트 허니웰 이였다.
허니웰은 다저스 불펜에서 사실상 패전 처리 투수다.
다저스가 4-6으로 추격하고 있던 8회 마운드에 오른 허니웰은 4안타 5실점으로 다저스의 추격의지를 일찌감치 꺾어버렸다.
다저스의 필승조는 라이언 브래지어, 브루스다 그라테롤, 마이클 코펙, 블레이크 트라이넨, 알렉스 베시아 등이다. 이 들 불펜투수는 오늘 몸도 풀지 않았다.
이들 불펜 필승조는 지난 플레이오프에서 너무 많은 등판으로 무리가 간 것은 사실이지만 이날 만약 경기를, 월드시리즈를 끝낼 의향이었다면 로버츠 감독은 필승조 카드를 꺼냈어야 한다.
월드시리즈 4차전은 이기면 좋고 안 이겨도 불펜 투수들에게 하루 휴식을 주는 다저스 로버츠 감독의 전략적인 경기였던 셈이다.
야구 팬들은 월드시리즈 한 경기를 더 보게 돼 기쁘다.
다저스 팬들도 아쉽지만 이왕 이렇게 된거 다저스 구장까지 오라는 목소리도 내고 있다.
문제는 이날 다저스는 불펜 투수들에게 휴식을 줬지만 양키스의 그렇게 답답하던 타선에게 희망을 심어주며 무려 11점이나 헌납한 점은 큰 문제점이다. 양키스 타자들이 타격감을 찾았기 때문이다.
다저스는 남은 경기에서 잭 플레허티와 요시노부 야마모토 그리고 워커 뷸러 선발투수를 차례대로 내보낼 수 있다. 다 로버츠의 짜여진 각본이다.
<이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