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항공우주국)의 태양탐사 우주선이 성탄절 전야에 태양에 아주 가깝게 다가가는 위험한 비행을 시도한다.
‘파커 태양탐사선’은 이름은 탐사선이지만 실제는 관측선이라고 할 수 있다. 여러 탐사 우주선이 그간 혹성이나 소행성의 표면에 직접 내렸지만 태양은 항성이고 인간의 우주선이 직접 빛을 내는 항성에 내릴 수는 아직 없다.
손에 닿을 듯 가까이 다가가는 근접 비행이 최선의 길이다. 그리고 항성은 뜨껍기 때문에 이 비행은 순식간에 치고 빠져나오는 통과비행에 그쳐야 한다.
파커 탐사선은 24일 태양에 가장 가깝게 다가가는데 태양 표면으로부터 620만㎞ 떨어진 거리다. 지구의 대기권은 최대 100㎞ 거리로 이 상공을 지나면 우주로 진입한다고 한다. 이 100㎞에 비해 이번 최근접 거리 620만 ㎞은 근접이라고 말하기가 어려워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직경이 140만 ㎞인 태양은 표면에서 이와 비슷한 거리에 걸쳐 ‘코로나’로 불리는 외부 대기층이 있고 코로나의 온도는 무려 100만~500만 도에 달한다. 태양 표면의 6000도와는 비교가 안 되는 것이다.
파커 우주선이 다가가는 620만 ㎞ 거리도 온도가 1000도에 이른다. 그래서 파커 탐사선은 성탄 전야의 근접 비행과 동시에 지구와 교신이 끊긴다. 사흘 뒤에야 파커가 무사히 이 무시무시한 코로나의 열기를 뚫고 살아남았는지 여부를 알 수 있다.
짐작할 수 있듯 7년 전 발사된 파커 우주선의 제일 목적은 코로나 열기에 대한 피부적 체험이다. 태앙은 지구에서 ‘고작’ 1억5000만 ㎞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주변에 도착하는 데 긴 시간이 소요되지 않는다. 파커는 그간 태양 주위를 21바퀴 돌면서 점진적으로 다가갔다.
파커의 이날 밤 태양 접근은 인조물 우주선이 항성, 별에 가장 가깝게 다가가는 시간이기도 하다. 항성의 외부 열기에 녹지 않고 살아남으려면 쏜살같은 통과 비행이 유일한 수다. 이날 파커의 통과비행 속도는 시속 69만 ㎞로 ‘인조 비행체의 사상 최대속도’다.
비행체의 지구탈출 속도는 초속 11m, 시속 4만㎞ 정도인데 파커는 이의 17.5배 속도로 태양 옆을 질주하며 내빼는 것이다. 워싱턴에서 도쿄까지 거리를 1분에 주파하는 속도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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