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신임 대통령 행정부가 대통령 취임 몇 시간 뒤 백악관 공식 웹사이트의 스페인어 버전을 폐쇄했다.
해당 사이트를 찾은 사용자들은 ‘오류 404’ 메시지와 함께 ‘집으로 돌아가라'(Go Home) 버튼을 보게 됐다. 이 버튼은 나중 ‘홈 페이지로 이동'(Go To Home Page)으로 업데이트됐다.
히스패닉계 권익옹호 단체 등은 갑작스러운 변화에 혼란을 표했고, 일부는 트럼프 행정부가 라틴계 커뮤니티와 소통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부족하다며 좌절했다. 라틴계와의 소통은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에 많은 도움이 됐었다.
백악관의 X 계정 @LaCasaBlanca의 스페인어 프로필과 생식의 자유에 대한 정부 페이지도 해체됐다. 그러나 노동부와 법무부, 농무부 등 다른 정부 기관의 스페인어 버전은 21일에도 이용할 수 있었다.
변화에 대한 질문에 백악관 수석 부대변인 해리슨 필즈는 21일 “웹사이트의 스페인어판을 다시 부활시키는데 전념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우리는 백악관 웹사이트를 개발, 편집 및 조정하는 과정에 있다. 그 작업의 일환으로 웹사이트의 일부 보관된 콘텐츠가 휴면 상태가 됐다. 빠른 시간 내에 해당 콘텐츠를 다시 로드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더이상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초인 2017년에도 해당 페이지의 스페인어 버전을 삭제했었다. 당시 백악관 관계자들은 해당 버전을 복구하겠다고 밝혔었지만 2021년 조 바이든 전 대통령 때 복구가 이뤄졌다.
해당 페이지 삭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불법 이민 단속을 시작으로 일련의 행정명령에 서명한 취임 첫날 일어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미국-멕시코 국경에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이민 담당자 지원 및 난민과 망명 신청을 제한하기 위해 군대를 파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3년 인구조사국 추산에 따르면, 5세 이상 미국인의 13.7%인 약 4340만명이 집에서 스페인어를 사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