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고(故) 오요안나 MBC 기상캐스터 사건과 관련해 MBC의 보도 행태를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3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제가 앵커님에게 하나 여쭤봐도 되냐”고 말했다. 이에 진행자인 김종배 시사평론가는 “네”라고 답했다.
유 전 의원은 “MBC에서 오요안나 사고가 났던데, 저도 굉장히 비판을 했다”고 밝혔다. “왜 MBC에서는 그걸 제대로 보도하거나 조사를 하거나 그러지 않냐. MBC에서 프리랜서로 일하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으실 건데”라고 덧붙였다.
김 평론가는 “저도 프리랜서”라고 털어놨다. 유 전 의원은 “그러니까요. 앵커님도 프리랜서이시고 이렇게 앵커를 하시고 아까도 날씨 전해 주시는 그분 하셨잖아요. 리포터. 오요안나 돌아가신 그 분도 그렇다. 직장 내 괴롭힘 같은 문제가 있었으면 MBC 같은 방송사가 가장 적극적으로 진상조사를 하고 반성하고 사과할 점이 있으면 사과하고 이렇게 해야 될 건데 다른 매체에서는 다 보도를 하고 이러는데, 정작 당사자인 MBC에서 어떻게 그걸 안 하세요? 궁금해서 앵커님 의견을 한번 여쭤보는 거다”라고 밝혔다.
김 평론가는 “나도 프리랜서니까 관찰자 시점에서 말씀드리면 MBC에서 내놔야 되는 것은 지금 그에 대한 보도가 아니라 그에 대한 입장 아니겠습니까. 그러면 입장을 내놓기 위해서는 정확한 진상조사가 선행이 돼야 되는 부분이다”고 밝혔다. 유 전 의원은 “진상조사 전에 입장 나온 거 아시죠? 이걸 유족이 요청하면 진상조사 할 수 있다? 그것도 이상했지만 이거를 MBC를 흔들기 위한 준동이다, 이런 식으로 표현해서 깜짝 놀라서 비판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MBC에 애정이 있는 사람으로서 말씀을 드리는 거다. 이런 사건이 났을 때는 MBC가 유족들, 피해자의 마음을 헤아리면서 제대로 조사하고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 평론가는 “원칙적으로 그게 맞는 말씀이다. 다만 진상조사위를 꾸렸다니 진상조사위 결과가 나오면 입장을 내놓지 않겠습니까”라고 밝혔다. 유 전 의원은 “아무도 누가 제대로 이야기를 안해서 제가 불편한 이야기를 한 말씀 드렸다”고 털어놨다. 김 평론가는 “말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오요안나에 대한 사내 괴롭힘 의혹 정황이 속속 등장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채널A는 지난 2일 “유족 측은 오요안나가 자신이 겪은 피해를 MBC 관계자들에게 호소하는 내용이 담긴 음성 녹음 파일이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채널A는 누구에게 어떤 괴롭힘을 당했는지, 그 진상을 규명하는 핵심 증거가 될 것이라고 봤다.
앞서 대구·경북지역 종합일간지 매일신문은 지난달 27일 “비밀번호가 풀린 오요안나 씨의 휴대전화에서 원고지 17장 분량 총 2750자의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엔 특정 기상캐스터 2명에게 받은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호소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고 보도했다. MBC 관계자는 매일신문에 “아직 제대로 파악이 안 됐다. 저희가 잘못한 부분에 대해 시정해야 될 부분은 시정을 하고 비판도 달게 받겠다”고 전했다.
지난달 28일 MBC는 “최근 확인이 됐다는 고인의 유서를 현재 갖고 있지 않다. 유족들께서 새로 발견됐다는 유서를 기초로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한다면 MBC는 최단시간 안에 진상조사에 착수할 준비가 돼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고인과 관련된 사실을 언급하는 것은 매우 조심스러운 일이라 MBC로서는 대응에 신중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 다만 분명히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은 고인이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자신의 고충을 담당부서(경영지원국 인사팀 인사상담실, 감사국 클린센터)나 함께 일했던 관리 책임자들에 알린 적이 전혀 없었다는 점이다”고 전했다.
오요안나 유족 측은 생전 전화 통화 내용과 카카오톡 대화를 모아 지난해 12월 고인의 직장 동료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유족 측은 가해자와 회사 측의 사과조차 없었다며 진상 규명을 강력히 요구했다.
MBC는 오요안나 사망 4개월 만에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 지난달 31일 “외부전문가를 위원장으로 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며 “내부적으로 자체 조사를 진행했고, 신속하게 진실이 규명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할 계획이다. 유족 아픔이 치유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오요안나는 작년 9월 세상을 떠났다. 당시 사망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아이돌 연습생 출신인 그녀는 2019년 춘향선발대회에서 숙으로 당선됐다. 2021년 MBC 공채 기상캐스터로 뽑혔고, 평일·주말 뉴스 날씨를 맡았다. 다음해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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