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4일부터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에서 수입되는 제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라고 명령하면서 당장 미국 소비자에게도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따라 당장 농산품과 장난감 등 품목의 가격이 인상될 전망이다.
수입품에 대한 관세는 미국 수입업자들이 부담해야 한다. 향후 마진율 등 협상에 따라 멕시코나 캐나다 측에 부담을 전가할 수 있지만, 당장 들어오는 수입품은 미국 업체에서 부담하게 돼 소비자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 보인다.
우선 방울토마토 가격이 오를 수 있다. 캐나다와 멕시코는 미국에 방울토마토를 가장 많이 공급하는 국가 중 하나다.
미국이 자체 생산량을 늘릴 수 있지만, 국내 생산자들 역시 인상된 수입 방울토마토 가격에 맞춰 판매가를 인상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장난감 자동차인 ‘통카 트럭’도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국에서 매년 100만대 이상 팔릴 정도로 인기 있는 장난감인데, 전부 중국에서 생산된다.
제조사 측은 중국산 제품에 10% 추가 관세가 부과되면서 소비자 가격이 현재 29.99달러에서 34.99달러~39.99달러로 인상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장난감 가격 인상도 예상된다. 미국 장난감 협회에 따르면 미국에서 판매되는 장난감 80% 이상이 중국에서 제조된다.
단풍나무에서 추출한 메이플 시럽 가격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캐나다 농무부에 따르면 메이플 시럽을 상업적으로 생산하는 국가는 캐나다와 미국 두 곳으로, 캐나다산 시럽 60%는 미국에 수출된다.
데킬라도 영향이 불가피하다. 미국은 멕시코산 데킬라 최대 시장으로, 할리우드 배우 조지 클루니 등 유명인들이 멕시코산 데킬라 브랜드를 내놓을 만큼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아보카도 역시 미국 시장 80% 이상을 멕시코에 의존하고 있다. 아보카도 외에도 신선 농산물 수입 절반가량을 멕시코에서 공급하고 있다.
중국산 스마트폰에도 처음으로 추가 관세가 적용돼 가격이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1기와 전임 바이든 행정부에서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응하기 위해 관세를 부과했지만, 국내 소비자 반발을 우려해 스마트폰 등 소비재는 제외했었다.
이 밖에도 멕시코산 과일·채소·맥주·주류·전자제품, 캐나다산 감자·곡물·목재·철강 등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레고리 데이코 EY 수석 경제학자는 “자동차, 가구, 중장비 등 자동차 관련 상품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농업 분야에서도 많은 거래를 하고 있다. 육류와 유제품도 가격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며 “이러한 카테고리는 소비자 지갑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11월 미국 인구조사국 통계에 따르면 멕시코·중국·캐나다는 미국 무역 교역국 1~3위로, 전체 42%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은 독일, 일본, 베트남에 이어 7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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