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팔 독립국 건설 요구, 확고부동…팔 권리 침해 결단코 거부”
호주·뉴질랜드도 “2개 국가 해결책 지지 입장 변할 수 없어”
미 민주당 “美를 신뢰 못할 파트너로 여기게 만들 인종청소” 비난
미국이 가자 지구를 “인수”하고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영구적으로 재정착시킨다는 4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제안에 5일 미국의 적대국들은 물론 미국의 동맹국들도 신속히 거부 의사를 분명히 하며 비난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나왔는데,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가 가자지구 외곽에 팔레스타인인을 위한 새로운 정착촌을 건설하고, 미국이 전쟁으로 피폐해진 가자지구를 소유해 ‘중동의 리비에라’로 재개발하겠다고 설명하자 여러 차례 미소를 지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가자지구를 점령할 것이고, 가자지구에서 일할 것”이라며, “우리는 가자지구의 모든 위험한 폭발하지 않은 폭탄 및 기타 무기를 해체하고, 무한한 일자리를 제공할 경제 발전을 일굴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이 깨질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이 같은 발언이 나오자 이집트와 요르단, 그리고 중동의 다른 미 동맹국들은 200만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들을 가자지구에서 이주시킨다는 트럼프의 제안을 즉각 거부했다.
미국의 중요한 동맹국 사우디아라비아는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건설 요구는 사우디의 확고부동한 입장이라며 트럼프의 새 아이디어를 반박하고 나섰다. 사우디는 성명을 통해 “사우디는 팔레스타인 국민의 합법적 권리에 대한 침해를 절대적으로 거부한다”고 밝혔다.
앤서니 앨버니즈 호주 총리 역시 캔버라에서 “호주는 오랫동안 중동에서 2개 국가의 해결책을 지지했으며, 이런 입장에는 아무 변화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호주의 입장은 10년 전이나 지난해와나 지금이나 같다”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그린란드 매입, 캐나다 합병, 파나마 운하 인수 가능성 등을 시사하며 파란을 일으키며 오랜 동맹국들을 화나게 했다. 가자지구를 점령하겠다는 그의 발언이 잘 짜여진 계획인지, 아니면 협상 시작을 위한 도박인지는 분명치 않다.
아·태 지역에서 미국의 가장 강력한 동맹 중 하나인 앨버니즈는 가자지구 계획에 대한 질문에 “내 정책은 일관적”이라며 “호주 총리로서 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매일 논평하지는 않는다. 내 일은 호주의 입장을 지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뉴질랜드 외무부도 “2국가 해법에 대한 오랜 지지는 기록에 남아 있다. 모든 제안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마스는 트럼프의 제안이 “이 지역에 혼란과 긴장을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마스는 “시온주의 점령군에게 대량학살과 실향민 범죄에 대한 책임을 묻는 대신 처벌이 아닌 보상을 주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미 민주당 상원의원들도 트럼프의 구상을 즉각 거부했다. 크리스 쿤스 상원의원은 트럼프의 발언을 “공포적이고 미친 짓이며 위험하고 어리석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의 미친 제안은 미국을 불균형하고 신뢰할 수없는 파트너라고 생각하게 만들 위험이 있다”면서 트럼프가 미 국제개발처(USAID) 해체를 결정한 직후 나온 이 제안의 아이러니를 지적했다.
미시간 출신의 팔레스타인계 미국인 하원의원 라시다 트라이브는 “트럼프가 가자지구 전체 인구를 재정착시키겠다며 인종 청소를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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