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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기자단 “미국 자유언론 독립성 해쳐”
이른바 ‘멕시코만 갈등’으로 AP의 취재를 제한한 백악관이 향후 출입 언론사의 취재 방식도 자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25일 풀 기자단에 “에어포스원(대통령 전용기)이나 오벌오피스 등에 대한 접근 특권을 누가 누릴지는 공보팀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 기자단(WHCA)은 그간 통상 브리핑 외에 정상회담 등 취재진 접근이 제한되는 행사는 기성 언론 중심으로 이른바 ‘풀 취재단’을 꾸려 돌아가며 하는 관행을 유지해 왔다. 이를 손보겠다는 것이다.
레빗 대변인은 “매우 인기가 많은 이 테이블에 앉을 자격은 모든 언론인과 매체, 논객에 있다”라며 “워싱턴DC에 본사를 둔 선택된 언론인 무리가 백악관 취재 접근권을 더는 독점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이는 일견 백악관 취재의 폭을 넓히는 조치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자칫 백악관이 트럼프 2기 행정부에 우호적인 매체 등에 취재 권한을 몰아주고 비우호적 언론은 배척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지난해 11월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 측은 승리 선언 연설장에 비판적 논조의 언론사 소속 기자들의 출입을 금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폴리티코와 액시오스, 미국의소리(VOA) 등이 그 대상이다.
아울러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멕시코만→미국만 표기 변경을 거부한 AP의 백악관 취재도 제한했다. AP는 이를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조치로 보고 반발 중이다.
보도에 따르면 백악관은 기존 WHCA 풀 시스템을 손보며 일부 스트리밍 서비스 등을 취재단에 포함시킬 것으로 보인다. 미국 국민의 백악관 뉴스 접근성을 회복한다는 취지다.
WHCA 이사회 소속 폴리티코 기자인 유진 대니얼스는 “이번 조치는 미국 자유 언론의 독립성을 해친다”라며 “자유 국가에서는 지도자가 자신을 취재할 기자단을 선택할 수 있어서는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