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효과 있겠지만, 수급 불균형 근본 해소 어려워”
극심한 쌀 품귀 현상에 대응하기 위해 일본 정부가 사상 처음으로 비축미 방출을 예고했으나 시장에서는 여전히 체감할 만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7일 보도했다.
닛케이에 따르면, 2월 하순 기준 쌀 도매가격은 니가타산 고시히카리(60㎏ 기준)가 약 5만1250엔(약 49만3300원), 아키타산 아키타코마치는 약 4만9000엔(47만1700원)으로, 1년 전보다 3배 가까이 오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닛케이는 “2월 초 5~6% 상승한 이후 가격이 계속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며 “(정부 조치가) 시장에서 기대했던 만큼의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은 지난해부터 심각한 쌀 공급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일본 농림수산성은 지난 1월 쌀 유통 문제 등이 발생했을 때 비축미를 방출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편했다. 원래는 흉작 등 비상시에만 비축미 방출이 가능했다.
농림수산성은 지난 7일 비축미 방출을 발표한 데 이어 14일에는 21만t 방출 계획과 함께 3월 초 15만t의 1차 입찰 일정을 공개했다.
그러나 정부의 조치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아직 눈에 띄는 변화가 감지되지 않고 있다.
시장에서는 구체적인 낙찰 가격과 유통 물량을 확인하기 전까지 가격 하락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신중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소비자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전국 슈퍼마켓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닛케이POS(판매시점정보관리)에 따르면, 아키타산 아키타코마치(5㎏ 기준) 가격은 약 4100엔(3만9400원)으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상승했다.
일본 농림수산성이 25일 발표한 전국 슈퍼마켓의 평균 쌀 판매 가격도 10~16일 기준 3892엔(3만7491원)으로, 1년 전보다 1.9배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쿄 네리마구의 한 슈퍼마켓에서 장을 보던 40대 여성은 닛케이에 “쌀값이 비싸 부담이 크다”며 “아이 둘의 도시락에 쌀 대신 야키소바를 넣고 있다”고 토로했다.
업계에서는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닛케이는 “비축미 방출이 단기적으로 공급 우려를 완화할 수는 있지만 수급 불균형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라고 전했다.
농림수산성이 26일 개최한 쌀 유통 관계자 회의에서도 이 같은 우려가 제기됐다.
쌀 도매업체 이토추 상사의 한 관계자는 “현재 시장 상황이 지속된다면 2025년산 쌀을 둘러싼 매입 경쟁이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한편 지난해 일본의 쌀 생산량은 679만t으로 전년 보다 18만t(3%) 증가했다. 그러나 유통량은 부족해졌는데, 일본 정부는 여전히 명확한 원인 분석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애초 농림수산성은 지난해 9월 쌀 수확 직전 재고 부족 시기에 태풍이나 난카이 대지진 경보에 따른 쌀 사재기가 우연히 겹치면서 일시적 상황이 벌어진 것으로 보고, 품귀 현상이 곧 해소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하지만 쌀 부족 문제는 수개월간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